빌 게이츠, 문 대통령에 "한국이 세계 모범..코로나19 백신 협력"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와 통화를 하고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의 개발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게이츠 이사장의 제안으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25분간 통화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게이츠 이사장은 통화에서 “대통령을 직접 만나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노력에 감사드리고 싶었다”며 “한국이 코로나19를 잘 관리해서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 계기에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높이 평가해 주셔서 깊이 감사하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정부는 아시아 지역 국가로는 최초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공여했고 올해부터는 감염병대비혁신연합(CEPI)에도 기여할 계획”이라며 “게이츠 재단이 국제백신연구소(IVI) 등 국제기구를 후원하고 있고, 우리 정부와도 함께 ‘라이트 펀드’에 공동출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은 백신 개발 및 보급, 개발도상국 지원을 목적으로 2000년 창설된 민관 협력 파트너십이다. 감염병대비혁신연합은 감염병 백신 치료제 개발 연구를 지원하는 목적으로 2017년 설립됐으며 게이츠 재단은 출범 당시 5년간 1억 달러 공여를 약속했다. 국제백신연구소는 백신 연구개발 및 보급 활동을 위한 재원의 대부분을 한국 정부와 게이츠 재단이 기여 중이다.
지난해 7월 설립된 라이트 펀드는 한국 보건복지부와 게이츠 재단, 국내 생명과학기업이 공동출자해 설립했으며 총 500억원의 기금 가운데 한국 정부가 250억원, 게이츠 재단이 125억원을 기여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개발도상국은 보건이 취약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여의치 않아 앞으로 아주 많은 코로나 사망자들이 이들 취약국가에서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며 “한국 정부가 세계백신면역연합에 협력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사장의 전망에 공감하며, 우리 정부도 코로나19 개도국 상황이 염려스러워 취약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산 진단키트 지원 요청이 많아 가능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게이츠 이사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뿐 아니라 치료제 개발에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비롯해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며 “치료제 개발 보급을 위해서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치료제는 백신보다 빨리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사망자를 감소시킬 수 있고 의료진의 과부하 역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 한국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진행을 찾아봤다”며 “한국과 협력해서 백신뿐 아니라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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