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곳에 있겠습니다"..'다큐멘터리 3일' 국군간호사관학교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대구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증하던 3월 초, 자원해서 이 곳을 찾은 75명의 간호사들이 있었다. 바로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신임 간호장교들. 사상 초유의 감염병 확산 사태에 임관을 일주일 앞당겨 현장에 투입된 것이다.

국군간호사관학교는 군인이자 간호사의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간호 장교들의 산실이다. 1951년 개교 이래 60년 간 여성만 입학 가능했다가 2012년부터는 남성에게도 개방했고 현재는 총 338명의 생도들이 교육받고 있다.

코로나 19로 많은 대학들이 개강을 미뤘지만 간호사관학교는 철저한 방역과 통제 아래 새학기를 시작했다.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봄을 맞고 있는 국군간호사관학교 생도들의 72시간을 '다큐멘터리 3일'이 밀착 취재했다.

'다큐멘터리 3일' 국군간호사관학교 [KBS ]

'다큐멘터리 3일' 국군간호사관학교 [KBS]

전쟁이나 국가 재난 사태가 닥쳤을 때 앞장서 전선으로 달려가는 간호장교들. 그 특별한 임무를 위해 생도들은 4년 동안 치열하게 배우고 훈련한다. 간호사로서의 기본 교육은 물론 ‘군 응급 및 외상 간호’, ‘전투 외상 간호 훈련’과 같은 군 의료진으로서의 교육 과정도 필수.

실제보다 더 생생하게 진행되는 ‘대량 사상자 분류 실습’ 시간에 만난 생도들은 실습을 통해 의료진의 역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감정까지 느껴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4학년 채수연 생도는 “전투 상황은 아니지만 코로나 19같은 감염병 상황에서 가장 앞장서 대구로 가신 선배 간호장교님들처럼 저희도 잘 해낼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4학년 류하은 생도는 ”질병만 치료해주는 것이 간호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전장에 나가서 피해를 입은 환자들을 생각해보니까 그 환경에서 겪는 정신적인 아픔, 공포감도 간호해 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갓 스물의 1학년 생도들. 일반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은 캠퍼스의 자유와 낭만을 만끽할 시기지만, 신입생도들은 군기와 체력을 다잡기에 여념이 없다. 쉬워만 보이는 제식 훈련에서도 실수가 이어지고, 선배 생도들의 엄한 ‘생활지도점검’에 심장을 졸였다.

코로나 19는 캠퍼스의 봄 풍경도 바꾸어놓았다. 모든 수업은 마스크를 쓴 채 이뤄지고 식사도 한 줄로 앉아 진행한다. 외출과 외박, 면회가 전면 금지된 상황이다.

“1월 28일에 들어와서 10주 째 못나가고 있습니다. 정복입고 외출하는 기분 한 번 느껴보고 싶습니다.” 1학년은 이같이 1월 말 기초군사훈련을 위해 학교에 들어온 뒤 두 달이 넘도록 밖에 나가지 못했다.

초유의 감염병 상황으로 긴장과 스트레스가 높지만 끈끈한 전우애로 이겨내고 있다는 생도들. 하지만 뒤늦은 신입생 환영회에서 깜짝 이벤트로 전해진 부모님들의 영상 메시지에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쏟고 말았다.

한국의 나이팅게일 후예라는 자부심으로 땀 흘리고 있는 간호사관생도들. '다큐멘터리 3일'의 '우리가 그곳에 있겠습니다-국군 간호사관학교 72시간' 편은 10일 금요일 저녁 11시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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