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OPEC+ 1000만배럴 감산안 막판 진통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0 14:39

수정 2020.04.10 14:39

멕시코, 23% 감산 일방적 요구 수용 못한다며 퇴장, 변수로
전문가들, 1000만배럴 감산으로 공급과잉 해소 못해
2000만배럴 감산 불발에 유가도 반등했다가 다시 떨어져
An Austrian army member stands next to the logo of the Organization of the Petroleoum Exporting Countries (OPEC) in front of OPEC's headquarters in Vienna, Austria April 9, 2020. REUTERS/Leonhard Foeger /REUTERS/뉴스1 /사진=
An Austrian army member stands next to the logo of the Organization of the Petroleoum Exporting Countries (OPEC) in front of OPEC's headquarters in Vienna, Austria April 9, 2020. REUTERS/Leonhard Foeger /REUTERS/뉴스1 /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원유량을 조절하기 위한 산유국들간 합의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하루 10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안 타결이 유력한 가운데 멕시코의 수용 거부가 막판 변수가 됐다. 이번 감산안이 타결될 경우 급한 불을 끌 수 있지만 구조적인 석유 공급과잉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등 외신들은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가 9일(이하 현지시간) 긴급 화상 회의에서 하루 10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안을 놓고 잠정 합의에 도달했으나 멕시코의 수용 거부로 합의 없이 회의를 끝냈다고 보도했다. 다만 OPEC+는 10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장관 회의에서 감산안을 계속 논의할 예정이어서 최종 합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날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산유국들은 6월까지 하루 1000만배럴을 감산하고 7월부터 연말까지 80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또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하루 600만배럴 감산하는 등 순차적으로 감산량을 줄이는 식이다.

총 1000만 배럴의 감산을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250만 배럴씩 감산하는 데 이어 이라크(100만 배럴), 아랍에미리트(70만 배럴), 나이지리아(42만 배럴) 등 국가별 감산부담이 차별적으로 나눠진다. 그러나 멕시코가 자국 부담 규모인 40만 배럴보다 훨씬 적은 10만 배럴만 감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회의가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 소식에 국제유가도 요동을 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2000만배럴 감산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때 12% 급등했으나 1000만배럴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 대비 9.29% 떨어진 배럴당 22.76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4.14% 하락한 36.4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RBC의 상품전략이사 헬리마 크로프트는 시장에서 하루 2000만배럴 감산을 기대했다가 1000만배럴에 합의한 것에 실망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면서도 "공급 과잉 속에 감산 결정으로 일단 유가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석유 소비량이 하루에만 35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이번 합의에 나타난 감산량이 부족하다는 반응도 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석유시장 이사 브뢰르나르 톤하우겐은 "감산량 1000만배럴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도움이 되나 공급 과잉인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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