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콜센터 근무 A씨… 고용 당국 "산재 인정"
치료로 인한 휴직 기간 중 평균 임금 70% 지급

업무 중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것을 산업재해로 인정한 첫 사례가 나왔다.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한 산재 인정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최대 규모 코로나 집단감염지인 콜센터가 위치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이 콜센터에서 일하다 코로나에 확진된 한 직원이 최근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10일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한 콜센터에서 근무하던 A씨의 코로나 확진에 대해 업무상 질병으로 보고 산재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업무 중 코로나 감염이 산재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근로복지공단은 "A씨는 콜센터 상담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로, 밀집 공간에서 근무하는 업무 특성상 반복적으로 비말(미세한 침·콧물 방울) 등 감염 위험에 노출된 점을 고려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산재 인정에 따라 A씨는 코로나를 치료하기 위해 일하지 못한 기간 평균 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 급여를 받는다. 휴업 급여가 최저임금(6만8720원)보다 적으면 최저임금에 맞춰 휴업 급여가 A씨에 지급된다.

통상적으로 감염성 질병의 경우 역학조사를 거쳐 정확한 감염 경로가 확인돼야 해 시간이 걸리지만, 이번 건은 신속하게 산재 승인이 결정됐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등 유관 기관 정보를 활용해 명확한 발병 경로가 확인돼 역학조사 등을 생략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근로복지공단 산재 지침에 따르면 환자를 보살피는 보건의료 종사자는 업무 중 바이러스 감염자와 접촉이 확인되고, 감염으로 인한 발병이 인정되는 경우에 산재를 인정한다.

A씨와 같은 비보건의료 종사자는 업무 특성상 불특정 다수나 고객 응대업무 등 감염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산재를 인정한다. 다만 가족이나 지인, 지역사회 접촉으로 인한 감염은 인정하지 않는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코로나와 관련해 공단은 현재 확진자가 산재 신청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사업주 확인제도를 폐지하고 서식을 간소화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병원 진단서 첨부 만으로 산재를 신청할 수 있게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