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한 일상 씻어내자.. 한적한 숲에서 '녹색샤워'
■ 부담없이 가기 좋은 휴양림
해발 600m ‘동강자연휴양림’
시원한 전망·캠핑하기에 좋아
횡성에는 ‘주천강자연휴양림’
금낭화·붓꽃 등 야생화 천지
‘청평’엔 잣나무 산림욕 일품
무주선 ‘향로산’ 모노레일코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휴양림들이 거의 다 문을 닫았다. 국립휴양림의 경우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문을 닫지 않은 제주의 서귀포자연휴양림과 절물자연휴양림을 제외하고, 나머지 42개소는 임시휴관했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공립휴양림은 전체 102개 중에서 95개가 휴관 중이고 7개만 운영하고 있다. 사립휴양림은 23개 중에서 절반쯤인 12개가 운영 중이다. 운영주체와 관계없이 전체 휴양림을 통틀어 계산하면 175개 중에서 21개만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아주 느린 속도로라도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시작됐을 때 가장 적합한 여행지는 휴양림이 아닐까. 아직 숙소 이용은 아니더라도 잘 가꿔진 한적한 숲에서 거리를 지켜가며 산책을 하는 건 건강 면에서도, 심리적 위안 측면에서도 훌륭한 휴식이 되리라. 지금 운영 중인 수도권 근처의 공립과 사립 휴양림을 골라봤다.
# 갑갑한 마을을 탁 털어버리다…동강전망자연휴양림
동강이 내려다보이는 백운산의 해발 600m 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휴양림 이름대로 ‘동강 전망’이 빼어난 곳이다. 휴양림이라고는 하지만,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캠핑장이라고 하는 게 더 적합할 듯하다. 강원 정선군에서 운영하는 곳이니만큼 시설도 좋고, 산책로 등도 잘 갖췄다. 갑갑했던 일상을 탁 털어낼 수 있는 시원한 전망 때문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의 매출이 전년에 비해 오히려 크게 늘었다. 휴양림에는 숙박시설은 따로 없고, 텐트용 덱 67개를 갖추고 있다. 지금은 4개가 수리 중이어서 63개 덱을 대여해주고 있다. 휴양림에는 텐트를 치고 숙박하는 캠핑족뿐만 아니라 전망을 즐기기 위해 들르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잦은 편이다. 휴양림은 이른 아침의 풍경이 가장 좋다. 동강의 물길을 따라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면 선경과도 같은 경관이 펼쳐진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성업 중이다. 토요일은 이미 5월 말까지 캠핑 덱의 예약이 끝났고, 금요일도 늦은 시간에 가면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평일에는 다소 여유가 있다.
# 숲 속의 휴식…주천강자연휴양림
강원 횡성군 둔내면에 자리 잡은 주천강자연휴양림은 해발 700m의 봉우리로 둘러싸인 주천강 상류의 아득한 공간에 자리 잡고 있다. 사설 휴양림이지만 규모는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휴양림의 자랑은 자그마치 230㏊(70만 평)에 달하는 참나무, 잣나무, 소나무로 이뤄진 숲이다. 청정 자연의 숲이라 더덕, 마, 산초, 용담, 잔대 등 약초와 산나물도 지천이다. 금낭화와 붓꽃 등의 야생화도 곳곳에서 피어난다. 주천강의 서정적인 풍경과 등산로가 있어 산림욕을 즐기며 휴양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휴양림에는 80실이 넘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숙소가 있다. 황토로 만든 방도 있고, 통나무로 지은 방도 있고, 다락방을 갖춘 방도 있다. 수련활동이나 교육장소로 쓰이는 숲 속 학교도 있다. 바비큐 시설과 수영장, 음향시설을 갖춘 강당 등의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다. 휴양림에는 ‘사랑의 장수로’라고 이름 붙인 2시간 코스의 등산로도 있다. 휴양림은 인공폭포, 옥외 카페, 3000평 규모의 도라지 꽃밭 조성 등을 준비하고 있다.
# 잣나무 산림욕…청평자연휴양림
청평자연휴양림은 경기 가평군 삼회리 벚꽃길 옆에 있어 팔당대교나 교문리, 구리 등에서 차로 40여 분이면 닿는다. 도시에서 멀지 않지만 복잡한 유원지와는 격이 다른 호젓한 자연 속에 있어 느긋하게 휴식하기 좋은 곳이다. 소나무, 잣나무, 참나무 사이를 산책하다 보면 신록으로 물들고 있는 청평호반을 바라볼 수 있다. 키 큰 잣나무로 그득한 잣나무산림욕장도 있다. 휴양림 곳곳에 흩어져있는 크고 작은 객실을 갖춘 숙소인 산림휴양관이 있다. 텐트와 침대, 테이블 등을 갖춘 글램핑장도 있다. 글램핑장이라고는 하지만 기본 물품만 비치하고 있어 캠핑용품은 다 가져가야 한다. 숙박하지 않더라도 가벼운 산림욕을 즐기고 오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휴양림의 동쪽과 서쪽에는 각각 전망대가 있다. 매표소에서 약수터를 다녀오는 힐링 숲길 산책로는 50분쯤이 소요되고, 동전망대를 다녀오는 치유 숲길 산책로는 40분쯤 걸린다.
# 동화 같은 하루…향로산자연휴양림
전북 무주군 무주읍의 진산은 향로산. 향로산에는 지난 2017년 9월에 문을 연 향로산자연휴양림이 있다. 이곳은 다른 휴양림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우선 시설의 종류가 다른 휴양림에 비해 월등하다. 급한 산자락에 들어서 있어 휴양림에는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다. 마치 놀이공원의 어트랙션을 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모노레일이 닿는 전망대에 오르면 무주읍의 전경과 금강의 물줄기가 굽이치는 내도리 일대와 적상산, 양수발전소 상부댐 등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대형 수영장도 운영한다. 휴양림의 독립 숙소 형태도 특이하다. 동화에서나 나옴 직한 독특한 모습의 나무집도 있고, 숙소의 절반 이상은 굴을 뚫어 만든 동굴집이라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필로티를 두고 지면에서 올려 지은 목재건물에서는 일대의 경관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다른 휴양림에 비해 늦게 문을 열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는 점이 강점. 워낙 호젓한 데다 좀 외롭다고 느낄 정도로 숙소와 숙소 사이의 거리가 멀다. 가족과 함께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하게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이만한 선택이 없다.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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