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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지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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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지도 공개

2020.04.09 16:00
김빛내리 IBS단장팀-질본 '셀' 발표…전사체수 및 유전자 위치 정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유발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유전체(게놈) 전체를 가장 정밀하게 분석한 유전자 지도가 처음으로  나왔다. 기존에 10개로 알려졌던 바이러스의 전사체(게놈에서 단백질을 만들 때 필요한 중간 매개 유전물질)가 9개로 정정됐고, 정확한 유전자의 위치도 결정됐다. 이 바이러스의 게놈을 해독한 연구는 기존에도 보고된 일이 있지만, 바이러스 유전자의 정확한 위치와 수, 특성까지 정확히 밝힌 것은 처음이다. 진단 기술을 개선하고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서울대 교수)과 장혜식 연구위원, 김동완 연구원은 질병관리본부와 공동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게놈 전체와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감염된 뒤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중간 과정으로 생산하는 ‘전사체’ 전체를 해독한 결과를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9일자에 발표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리보핵산(RNA)이라는 유전물질 약 3만개로 이뤄진 게놈을 가진다. 인체 세포에 침입하면 게놈 자체를 복제하고 게놈을 이용해 바이러스 껍데기와 효소가 되는 단백질을 생성한다. 게놈에서 필요한 부위(유전자)의 RNA만 읽어 일종의 ‘사본’에 해당하는 RNA를 따로 만든 뒤 이를 토대로 단백질을 만드는 2단계 과정을 거친다. 게놈은 일종의 ‘바이러스의 종합 설계도’인데전사체는 불필요한 부분을 뺀 ‘핵심 설계도’ 사본에 해당한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유전체RNA(위)와, 이를 토대로 만든 전사체 RNA 구성을 나타냈다(오른쪽 아래). 이번 연구에서는 모두 9종의 전사체가 확인됐다. 맨 기존에 추정되던 10개보다 적은 수다. 맨 아래 10(?)라고 표시된 부분이 기존에 존재한다고 추정됐지만 이번에 확인되지 않은 전사체다. 이번 연구에서는 그밖에 각 유전자의 위치가 정확히 결정됐고, 후성전사체의 존재가 확인됐다. 왼쪽 아래는 바이러스의 구조다. gRNA는 게놈, S는 스파이크 단백질, E는 외피 단백질, M은 막 단백질, N은 큐클레오캡시드 단백질이다. 셀 제공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유전체RNA(위)와, 이를 토대로 만든 전사체 RNA 구성을 나타냈다(오른쪽 아래). 이번 연구에서는 모두 9종의 전사체가 확인됐다. 맨 기존에 추정되던 10개보다 적은 수다. 맨 아래 10(?)라고 표시된 부분이 기존에 존재한다고 추정됐지만 이번에 확인되지 않은 전사체다. 이번 연구에서는 그밖에 각 유전자의 위치가 정확히 결정됐고, 후성전사체의 존재가 확인됐다. 왼쪽 아래는 바이러스의 구조다. gRNA는 게놈, S는 스파이크 단백질, E는 외피 단백질, M은 막 단백질, N은 큐클레오캡시드 단백질이다. 셀 제공

연구팀은 불활성 상태의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게놈과 전사체 전체를 두 가지 차세대 염기서열해독기술을 이용해 해독했다. 연구팀은 이 바이러스가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바이러스의 전사체가 10개가 아니라 9개라는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전사체의 양도 정확히 파악했다. 또 이전까지 추정하는데만 그쳤던 여러 유전자 위치도 정확히 알아냈다. 새로운 RNA 수십여 종을 발견하고 바이러스의 유전자 재조합이 활발히 일어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단백질을 만드는 핵심 설계도 역할을 하는 전사체에서 메틸기 등 화학 분자를 붙여 표식을 한 곳도 최소 41곳 발견했다. 후성전사체라고 불리는 이 표식은 단백질을 만드는데 필요한 메모 역할을 한다. 후성유전체는 특정 염기서열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생활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정보라고 말했다.


김빛내리 단장은 "새로 발견한 RNA와 화학적 표식이 바이러스 복제와 생존, 숙주를 대상으로 한 면역반응 조절에 관여하는지 연구가 필요하다”며 “치료제를 개발할 때 표적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러스 유전자 위치를 정확히 밝혀 진단 기술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를 주도한 IBS RNA 연구단의 연구팀들이다. 왼쪽부터 김빛내리 단장, 장혜식 연구위원, 김동완 연구원이다. IBS 제공
연구를 주도한 IBS RNA 연구단의 연구팀들이다. 왼쪽부터 김빛내리 단장, 장혜식 연구위원, 김동완 연구원이다. 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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