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척] 제로페이 사용처 '제로'..도대체 어디서 쓸 수 있나요?

2020. 4. 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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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기]자가 [척]하니 알려드립니다! '인기척'은 평소에 궁금했던 점을 인턴기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척! 하니 알려드리는 MBN 인턴기자들의 코너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민생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각 지자체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 및 전자화폐로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재, 지역사랑상품권 형식의 지역화폐 30여 종과 연계된 '제로페이'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제로페이는 2018년 12월 출범한 전국 소상공인들을 위한 수수료 없는 결제 서비스입니다. 제로페이는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불편은 없는지 지난 6일 제가 직접 구매부터 사용까지 해보았습니다.

▶ 제로페이 사용하려면 제로페이는 L페이,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과의 형식은 같습니다. 관련 앱 접속해,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신한, 국민, 농협 등 시중 은행 앱이나 제로페이 전용앱인 '비플제로페이'를 설치한 뒤 본인인증을 거쳐 계좌정보 입력을 마치면 사용이 가능합니다. 저도 지난 6일 '비플제로페이' 앱을 설치하고, 제로페이와 연계된 지역 화폐를 사봤습니다.

제로페이로 지역화폐를 구매해 사용해 보았다.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상품권 구매는 쉬웠습니다. 앱 첫 화면에서 모바일상품권 구입 및 결제 탭을 누르고, 바로 다음 화면에서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상품권 구매가 끝나면, 사용 가능 금액과 지역화폐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제하기 버튼을 누르면, 결제를 위한 QR코드가 생성되고 그 아래는 가맹점의 QR코드를 읽을 수 있도록 카메라 모드가 실행됐습니다.

▶ 간편 결제라더니 결제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핸드폰만 보여주면 끝이니 지갑에서 현금이나 신용카드 빼는 것보다 간편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제로페이로 결제한다는 말에 가맹점인 줄 몰라 난색을 보이는가 하면, 스캐너가 없어서 쩔쩔매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계산하려는 다음 사람 눈치가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선지 카페를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바쁜 시간엔 오히려 제로페이를 받기 꺼려진다고. 이곳은 아예 제로페이 바코드를 치워둔 상태였습니다. 카페 주인은 "제로페이를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쓸 일이 없어 치워 둔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치워 둔 제로페이 바코드 앞에는 카카오페이 바코드가 놓여있었습니다.

제로페이 가맹 등록된 어느 카페, 제로페이 QR코드가 치워져있다.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결제 확인이 바로 안 돼서 점원에 직접 결제 완료 창 확인시켜야 하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직접 방문해본 가맹점의 점주들은 결제 내역이 전송되기는 하나, 시간이 걸려 직접 보여 달라고 하는 것이 빠르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제로페이 사용 첫날 저녁, 4시간 가량 앱 접속이 불가했다.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사용 첫날인 6일 저녁엔 갑작스러운 오류로 4시간가량 앱 접속 자체가 불가하기도 했습니다. "카드나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 없이 휴대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결제 OK!"라던 제로페이 홍보 문구가 무색했습니다. 이날 저는 제로페이 가맹 빵집, 약국, 카페, 과일가게 등을 찾았습니다. 저녁엔 식사를 하러 제로페이 가맹점을 찾았으나, 앱 접속 불가로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없었습니다.

▶ 가맹점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커피를 마시기 위해 가까운 카페를 찾았지만, 제로페이 가맹점이 아니었습니다. 근처의 다른 카페를 찾았지만, 다음으로 찾은 곳도 가맹점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포털 사이트에 '제로페이 카페'를 검색해 찾아갔습니다.

유독 가맹점이 적은 곳을 돌아다닌 것인지, 가맹점이 원래 적은 곳인지 알아보기 위해 제로페이 홈페이지에서 가맹점을 검색해보았습니다. 4월 8일 기준 '서울시 중구' 전체에서 제로페이 가맹점으로 등록된 카페는 단 47곳. 반면, 포털사이트에 '서울시 중구' 카페를 검색해보니 검색 결과가 5천여 곳이 넘었습니다.

서울시 중구 전체에서 제로페이 가맹으로 등록된 카페는 단, 47곳에 불과했다. /사진=제로페이 홈페이지 캡처

지역별 편차도 컸습니다. 제로페이 홈페이지에서 '카페'를 검색했을 때, 서울은 2602건인 반면, 부산은 107건, 대구는 36건, 울산은 12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방으로 갈수록 제로페이의 활용도는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가맹점 수가 적은 점도 문제였지만, 기껏 가맹점을 검색해 찾아간 곳에서도 제로페이 사용이 불가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6일인 월요일, 마스크 5부제에 따라 공적마스크 구매를 위해 제로페이 가맹점으로 등록된 약국을 찾았습니다. 분명 포털사이트 상에서는 제로페이 가맹 약국으로 등록되어 있었지만, 실제 찾아가 보니 제로페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결국 다른 약국을 찾아서야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 '사회적 거리두기' 예외?…오프라인 쇼핑만 해야 코로나19 사태 속 온라인 쇼핑은 크게 늘었습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1조 9618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5% 증가했습니다.

홍보하고는 하고 있지만 실제 온라인에서는 사용이 불가했다. /사진=제로페이 앱 캡처

'과연 제로페이로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정답은 '불가'였습니다. 홍보는 했지만, 실제 사용 가능한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지자체에도 문의해봤습니다.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화폐 도입 취지가 지역 활성화라…"라며, 온라인 사용은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코로나19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라면서 쇼핑은 오프라인으로 하라는 건데, 뭔가 엇박자 같았습니다.

▶ 앱 활용 못하는 노인들은 어쩌나? 그런가 하면 제로페이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앱 활용을 못하는 노인층입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은 7.5%만이 앱 설치 및 삭제가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제로페이 측에 해당 사항을 문의하니,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플라스틱 카드 발급'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지만, 구상 단계일 뿐 정해진 바는 없다고 했습니다.

지자체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이 두 가지이기 때문에 모바일 상품권 사용이 힘들다면, 선불카드를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모바일 형태인 '서울사랑상품권'을 택할 경우, 10%의 금액을 더 지급하고 있습니다. 노인층은 제로페이를 쓰지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각종 혜택에서도 소외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최근 서울 일부 자치구의 제로페이 모바일 상품권은 한도 소진으로 구매가 불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구매하는 이도 늘고 있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후에는 찾는 이들도 많아질 텐데, 정작 이를 잘 사용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온라인 결제 지원, 노인층 지원 등 제로페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도 더 필요해 보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김민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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