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돌려 말하지 않았다" 韓정은경, 英해리스, 美파우치

김도엽 기자 2020. 4. 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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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낙관 경계·담담한 어투..국민에게 신뢰줘"
때론 대통령과도 대립각..'위기 사령관' 공통점은?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정례브리핑에 참석 하고 있다. 2020.3.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미국 월스리트저널(WSH)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속에서도 우리나라, 영국, 미국 보건당국 수장과 전문가들을 이례적으로 집중 조명했다. 각각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제니 해리스 보건부 차관,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다.

WSJ은 이들이 일관되고 솔직한 논리,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분석, 침착함, 직설적인 화법 등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고 했다.

7일 WSJ에 따르면 리더십 전문가인 샘 워커는 지난 4일 연재칼럼에서 '조용하지만 능력 있는 2인자들이 있어 감사하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을 집중 조명했다.

그는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도 정 본부장의 일관된 논리, 정확한 정보 분석, 침착한 대처 능력이 강력한 치료제가 됐다"라며 "바이러스가 한국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을 때 국민들은 그를 신뢰했다"라고 했다.

정 본부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 보건학 석사와 예방의학 박사 학위를 받은 국내 최고 전문가다. 2010년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 2012년 응급의료과장, 2014년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 등을 거쳤으며 지난 2017년 7월부터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에 대해 지나친 낙관을 늘 경계해왔다. 전날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이하로 떨어졌을 때도 질본은 "하루 수치를 보고 낙관적인 기대를 하는 것은 굉장히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제니 해리스 영국 보건부 차관. © AFP=뉴스1

WSJ는 정 본부장 외에도 영국 제니 해리스 차관과 미국의 앤서니 소장 또한 코로나19 영웅이라고 소개했다.

제니 해리스는 크리스 위티 영국 최고 의료책임자가 부재시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을 맡고 있다. 그는 1984년 버밍엄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약학, 경영학, 공중보건, 보건경제학 등 업무에 능통하다.

지난 2013년2월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Public Health England)에 국장으로 입사해 현재 PHE 부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뉴질랜드, 파키스탄, 인도, 케냐, 카리브해 등에서 임상, 정책 등을 연구했으며, 지난 2016년에는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 때의 대응 공로로 대영제국 훈장(OBE)을 받기도 했다.

그는 영국 내에서 돌려말하지 않고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달 29일 제니 해리스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0일부터 영국 전역에서 시행 중인 봉쇄 조치가 6개월간 이어질 수 있다"며 이례적으로 신중론을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곡선이 정점을 찍더라도 평범한 일상생활로 돌아가서는 안된다"라며 "이 경우 제2의 급증사태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신은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면서도 담담한 어투의 경고 방식으로 국민들의 설득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코로나19 TF 일일 브리핑서 발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국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도 당파성 없이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며, 트럼프 대통령과도 대립각을 세우는 등 연일 화제의 중심이다. 파우치 소장은 40년간 질병예방통제센터 산하 연구소에서 근무했으며, 1984년부터 NIAID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금껏 사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에볼라 등 수많은 바이러스 대책을 책임져왔다.

워싱턴포스트와 CNBC 등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7일 백안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발병 전 '정상 상태'로는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사회로서 기능하는 수준으로 가겠지만, 코로나19 이전 위협이 없던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항말라리아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치료 효과와 관련해 지나친 낙관론을 지양하기도 했다.

지난 3일 폭스뉴스에 출연한 파우치 소장은 전 세계 의사 37%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 치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리 압도적으로 확신을 주는 조사는 아닌 것 같다"면서 "의사 37%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치료에 유익하다고 생각한다고 해도,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바탕으로 질병에 대응하는 게 아니다. 증거와 데이터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이다. WSJ는 이런 파우치 소장의 모습에 당파를 버리고 진실을 말하며 침착한 모습은 이미 널리 칭송받아왔다고 했다.

이 셋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활약한 공통점이 있다. WSJ는 정 본부장에 대해 늘 공로를 인정받지는 못했다면서 2015년 메르스 사태 대응 때 질책을 받기도 한 점을 예로 들었다. 다만 당시의 뼈아픈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현재의 개선된 시스템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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