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9살 제주소년, 7명 살리고 하늘나라로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2020. 4. 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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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의 제주 소년이 뇌사로 7명에게 장기를 주고 세상을 떠났다.

부모는 "장기기증이 처음에는 무섭고 두렵게 느껴졌는데, 의료진과 코디네이터가 정성으로 보살펴줘 감동했다"면서 "홍준이의 마지막 길을 외롭지 않게 지켜준 의료진에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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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고홍준군..5개 장기 또래 아이들에 기증, 각막도 조만간 이식

아홉살의 제주 소년이 뇌사로 7명에게 장기를 주고 세상을 떠났다. 코로나19로 학교를 가지 못해 친구들이 보고 싶다던 어린 생명의 숭고한 나눔이 주변을 숙연케 하고 있다.

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에 따르면 제주도에 사는 고홍준군은 지난 1일 집에서 저녁 식사 후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제주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지난 5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홍준군이 기증한 장기는 심장 폐 간 신장(좌우) 각막(좌우) 등 7개다. 심장과 폐 간 신장은 지난 6일 장기 이식을 학수고대하던 또래 아이 5명에게 옮겨졌다. 각막도 조만간 대기자에게 이식될 예정이다.

3형제 중 막내인 홍준군은 언제나 휘파람 부는 것을 좋아해서, 멀리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면 아이가 오는구나 하고 알 수 있을 정도로 흥이 많았다고 부모는 전했다. 음악적으로도 재능이 많아 초등학교 관악부와 오케스트라에서 호른을 연주했다.

또 여느 아이들처럼 친구들과 축구를 하며 노는 것을 좋아했고, 맛있는 과자는 꼭 나눠먹고 재미난 게임기가 있으면 친구들과 함께 즐기곤 했다. 논리적인 말로 친구들을 이끌어주는 인기있는 아이였다.

가족들은 꿈 많은 홍준이를 떠나보내는 것이 너무나 큰 고통이었지만 누군가의 몸에서 살아 숨쉬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기증을 결심했다.

부모는 “장기기증이 처음에는 무섭고 두렵게 느껴졌는데, 의료진과 코디네이터가 정성으로 보살펴줘 감동했다”면서 “홍준이의 마지막 길을 외롭지 않게 지켜준 의료진에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엄마는 홍준군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엄마는 앞으로도 홍준이를 사랑할거고 평생 기억하고 있을게. 멀리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면 네가 오는 거라 믿으며 살아갈게. 사랑하고 고마워.”

KODA 조원현 원장은 “어린 홍준이가 쏘아올린 생명의 불씨는 7명의 생명을 살릴 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홍준이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코로나로 힘든 우리사회에 더 큰 울림과 교훈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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