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뉴노멀]④코로나 베이비붐 불까..배란 테스터 판매 42% 늘어

최동현 기자,조현기 기자 입력 2020. 4. 7. 05:35 수정 2020. 4. 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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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부 검색량도 두 달 새 급증..함께 보내는 시간 길어진 때문
'못 만나는' 미혼남녀, 연애전선 '흔들'..모텔·콘돔 매출↓

[편집자주]두 달 넘게 이어진 '코로나 공포'가 전세계인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 소비자들은 마트와 백화점 대신 온라인몰과 편의점으로 몰렸다. 수요는 온라인으로 쏠렸고, 소비자는 대형마트가 아닌 편의점에서 장을 보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회의는 물론 회식도 자취를 감췄다. <뉴스1>은 코로나19로 급부상하고 있는 '뉴노멀'을 들여다봤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조현기 기자 = # "4명이 임신을 했어요"

수도권의 한 회사에 경사가 났다. 한 부서에서 직원 4명이 동시에 임신 소식을 전했다. 해당 회사에 다니는 A씨는 "코로나19 덕에 금슬이 좋아졌다더라"고 속삭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어른의 사정'에도 수상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물리적으로 멀어진 미혼남녀의 연애전선에는 미세한 금이 갔다. 반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젊은 부부들의 경우 관계가 개선됐다는 반응이 많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야근과 회식이 사라지면서 '늦은 귀가' 때문에 싸울 일이 그만큼 줄어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중장년층 이상 부부의 경우 오히려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부싸움이 잦아졌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7일 뉴스1이 지난 1월20일부터 3월28일까지 포털사이트와 모바일에서 검색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부' 관련 검색량이 두 달 사이 3.4배 증가했다. '임신' 관련 검색량은 무려 5.5배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검색어 빅데이터를 이슈 선행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임신은 착상 후 진단을 받기까지 최소 2주에서 길게는 두 달까지 걸리는 특성을 고려하면 임신에 대한 관심이 온라인에서 먼저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오픈마켓 배란 테스터 매출도 한 달 새 40% 이상 뛰었다. 국내 오픈마켓 상품 정보를 집계하는 코리아센터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지난 3월 배란 테스터 판매량이 전월 대비 42% 증가했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신모씨(37)는 "배란 테스터 판매량이 최근 10~15%가량 늘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출산율 증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젊은부부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뜻밖의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 연말 세계적인 '코로나베이비(coronababies) 붐'이 일 것이라는 일부 관측도 있다.

재혼 전문 결혼정보업체 손동규 비에나래 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과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가족과 한 공간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부부싸움이 늘어나는 부작용도 있겠지만, 거꾸로 친밀하게 지낼 유인도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2월 미국 동부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자 같은 해 11월 동부권 출산율이 급증했다. 폭설로 고립된 부부들이 대거 임신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당시 상황을 '블리자드(Blizzard·폭설) 베이비붐'으로 부르고 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반면 미혼남녀의 연애전선에는 미묘한 냉기가 감돌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몸이 멀어진 만큼 마음도 서서히 식어가는 형국이다. 코로나19로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Corona Blue)도 연인 간 다툼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월 편의점과 오픈마켓의 피임도구(콘돔) 판매량은 전년 대비 최대 15% 감소했다. 종합숙박 액티비티 플랫폼 '여기어때'와 '야놀자'의 모텔 이용률도 같은 기간 10~2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미혼남녀의 '물리적인 거리'는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지난 3월 2030대 성인남녀 502명(남성 250명·여성 25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0.3%가 '올해 화이트데이에는 데이트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데이트를 꺼리는 이유로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67.7%로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블루'로 인한 불안심리도 애정전선을 흔드는 복병이다. 직장인 김모씨(31)는 "최근 여자친구와 다투는 일이 잦아졌다"며 "만남 횟수가 줄어들었는데 스트레스는 평소보다 많이 쌓이니까 작은 일에도 언성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결혼정보업계 관계자도 "데이트를 두고 '만나도 된다', '안 된다' 싸우는 커플이 많아졌다"며 "코로나19의 부작용이 심리적·물리적 양방면에서 나타나면서 연애관계에도 악영향이 미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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