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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BS 서버 끊기고 대학가 집단반발…온라인 수업 `불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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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원격수업 잡음

선생님들도 접속못해 난감
교육자료 통째로 날리기도

유은혜 장관·교사들 화상회의
통신연결 뚝 뚝 끊겨 차질

대학생 6.8%만 화상수업 만족
"등록금 반환하라"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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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서울 교육시설재난공제회관에서 열린 '1만 커뮤니티 온라인 임명식'에서 대표 교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교사와 교육공무원으로 구성한 1만 커뮤니티를 출범했다. 이날 유 부총리가 17개 시·도 대표 교사로 꼽힌 교사들과 진행한 영상회의는 몇 분간 통신 두절로 인한 화면 끊김 등 먹통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주형 기자]
9일 중·고등학교 3학년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는 가운데 일선 현장에서 원격수업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 개학을 사흘 앞둔 6일 교육당국 온라인 수업자료가 유실되거나 원격 접속이 끊기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일선 학교들이 원격학습 학급방 운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정부가 안내했던 'EBS 온라인클래스'는 이날 아침부터 오후까지 접속이 안 되는 문제가 이어졌다. 학생들이 개학에 앞서 EBS 강의를 듣기 위해 EBS 온라인클래스에 들어갔지만, 회원 가입을 하는 데에만 30분 이상 소요되거나 도중에 접속이 끊이는 현상이 속출했다.

대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선생님 카톡 보고 가입하려는데 가입 페이지부터 접속이 안 된다" "온라인 클래스 서버가 터져서 선생님도 못 들어갔다" 등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5일 오후 9시부터 EBS가 온라인 개학 대비 서버 증설 작업을 서둘러 진행했음에도 원격수업을 준비하는 학생과 교사들 접속이 몰리자 서버가 다운돼 몇 시간 접속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교사들도 원격수업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했다.

급기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운영하는 원격교육 플랫폼 'e학습터'는 지난 3일 오전 2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루치 자료가 삭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KERIS가 e학습터를 증설하는 과정에서 이 시간대에 교사들이 업로드한 자료 등을 실수로 모두 삭제해버렸다. e학습터는 전국 초·중학교 대상 동영상 학습 콘텐츠 2만여 편을 제공하는 한편, 교사가 학생들의 학습과 이력을 관리할 수 있는 '온라인 학급방'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KERIS는 e학습터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다시 한번 자료를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

6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국 교사와 영상회의를 진행하는 자리에서 한 민간 업체의 영상회의 프로그램을 사용했는데, 연결이 뚝뚝 끊기는 일이 발생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관에서 '1만 커뮤니티' 교원 임명식을 영상회의로 주재했다. 이 과정에서 몇 분간 통신이 끊기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일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은 일찌감치 원격 시범수업을 진행해 다른 일반고보다 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서울 배재고는 6일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을 위한 사전 시범수업을 시작했다. 이는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는 수업이지만, 배재고는 실제 수업처럼 시간표대로 온라인 시범수업을 시행했다. 배재고는 매 교시마다 자체적으로 마련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배재ON)에 학생들이 접속하는지 여부에 따라 출결을 확인했고, 온라인 수업 환경이 제대로 구축됐는지 등을 점검했다. 서울 이화여고도 이날부터 8일까지를 고3 대상 온라인 수업 준비 기간으로 두고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자사고 외에도 경기외고 등 특수목적고는 지난달부터 온라인 개학에 대비한 모의 원격수업을 진행해 왔다. 일반고 학부모는 "우리 애 학교는 그렇지 못한데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했다.

이날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코로나19 대학가 재난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전대넷은 서울대 총학생회 등 26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여하고 있는 단체다. 전대넷은 "등록금 반환, 수업 문제, 대학생 주거 불안·생계 대책에 대한 학생들 요구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희아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정부가 비상경제시국임을 발표했고 대학 역시 비상경제시국"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지금의 상황을 책임지고 해결할 의무가 있다. 대학가에만 전무한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대넷이 최근 진행한 수업권 침해 사례 조사에서 응답자 중 6.8%만이 온라인 강의에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고민서 기자 / 신혜림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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