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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내일이 기다려지는 게임"...'모여봐요 동물의 숲' 리뷰

최종봉2020-04-06 14:21

어릴 적 친구들과 해가 저물 때까지 놀다 각자의 집으로 향할 때는 늘 다음의 만남을 미리 약속했었다. 헤어짐의 아쉬움보다는 다음날의 만남이 더 기대됐기에 늘 내일이 기다려졌다.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잊고 있던 어릴 적의 추억을 깨우기에 충분한 게임이다. 플레이할 수록 즐거웠던 오늘 못지않게 내일의 플레이가 기다려지며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게 된다.

실제 현실의 시간을 반영한 게임 속 세계에서는 근심 없이 보내는 일상의 모습을 담았다. 날씨가 좋은 날은 손수 만든 캠핑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며 밤에는 바다낚시를 즐겨볼 수 있다.
또, 주민들과 선물을 주고받으며 얻은 DIY 레시피와 소품 등을 통해 자신의 집과 섬을 특색있게 꾸미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이제 막 무인도에 이주한 주민이 돼 섬을 가꾸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어디까지나 느슨한 형태의 요청이기에 기본적인 요청만 수행하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도 아무런 문제는 없다.

특정 플레이를 강제하지 않지만, 실제 시간 기준 약 일주일 정도는 기본적인 목표를 제공한다. 캠핑 텐트에서 집으로 거처를 옮기고 근처의 섬으로 여행을 가 새로운 주민을 초대하는 등 소소한 목표를 통해 매일 다른 경험과 마주한다.
이는 기존 '동물의 숲' 시리즈와 유사한 형태지만 '모여봐요 동물의 숲'으로 넘어오면서 확장된 볼륨과 콘텐츠를 통해 더욱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전작보다 풍성한 볼륨을 느낄 수 있다.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을 익힌 뒤에는 본격적인 섬 생활이 시작된다.

멋진 집을 목표로 한다면 게임을 즐기면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레시피와 소품 등을 통해 집을 꾸며갈 수 있으며 새롭게 추가된 '리폼' 시스템을 통해 같은 소품이라도 다른 색을 입혀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
인테리어와 가구의 테마는 다양하다는 말로밖에 설명이 안 될 정도로 많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 같은 것은 물론 '반합'과 '모아이 석상' 등 '별걸 다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는 소품들이 마련됐다.

특히, 가구들은 뛰어난 묘사가 담겨 있다. 예를 들어 핀볼 머신의 경우 작동하면 실제 작은 구슬로 핀볼이 플레이되는 걸 엿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작은 물건 하나하나에는 세부적인 묘사가 담겨 있어 수집의 재미를 더한다.
가구의 사이즈가 작은 편이기에 이런 세밀한 묘사가 게임 경험에 있어 아주 큰 의미를 지니지는 않지만 작은 부분에도 공을 들여 소품을 제작한 제작팀의 노력이 충분히 느껴진다.

집을 꾸미는 데 큰 감흥이 없다면 실제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섬에서 낚시와 곤충 채집, 화석 발견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수집한 동물이나 화석은 박물관에 기증하게 되면 관장인 부엉이가 유익한 설명을 들려준다.
기증한 생물에 따라 짧지만 재미있는 상식을 제공하기에 이를 듣기 위해서라도 생물들을 수집하는 재미가 있어 게임에서는 어떤 행동을 해도 소소한 즐거움이 따라온다.

기존의 게임들은 행동에 따른 결과를 보상이라는 형태로 제공한다면 이 게임은 대단한 보상보다는 대부분이 자기만족의 형태로 이어진다.

주민들과의 단순한 대화도 재미있게 느껴진다면 게임의 대부분을 즐겁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만 목적지 없이는 움직이기 어려워하는 유저라면 재미 역시 반감될 가능성이 높다.

즉, '모여봐여 동물의 숲'은 어릴 적 친구들과 만남처럼 특별한 의미 없이 즐거운 게임이기에 무언가 의미를 찾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즐기는 데 집중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최종봉 기자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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