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이 길거리에.. 코로나 새 진앙된 남미·아프리카
에콰도르, 시신 처리에 군경 투입
남아공은 '무력 봉쇄 조치' 논란
3일 남미 에콰도르 제2의 도시인 과야킬에선 최근 사흘간 집과 길거리에 방치됐던 150구의 시신을 군경(軍警)이 동원돼 수습하는 일이 발생했다. 에콰도르는 브라질과 칠레에 이어 중남미에서 셋째로 많은 코로나 환자(3163명)가 발생했다. AFP통신은 "그 절반이 과야킬에서 발생해, 감염을 두려워하는 장례(葬禮) 인력이 다른 질병으로 숨진 시신까지도 수습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의 제1 경제권인 남아공(南阿共)은 1380명 감염으로 지난달 말 국경을 폐쇄하고, 자택 봉쇄령을 내렸다. 경찰이 채찍과 고무탄을 이용해 봉쇄에 항의하던 주민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3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남아공에서 농부·광부·종업원으로 일하던 2만3000여 명의 모잠비크인들이 국외로 탈출했지만 이후 추적도 되지 않는다.
전 세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3일 10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에서 시작됐지만 확진자의 80% 가까이는 미국과 유럽에 몰려 있다. 이런 가운데 상대적으로 최초 감염 사례가 2월 말로 늦었던 아프리카와 중남미로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금은 이 두 대륙이 전 세계 확진자의 3%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의료체계와 사회안전망이 가장 약해 곧 최악의 코로나 온상지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두 대륙의 많은 국가에는 상하수도 시설이 없고 전원(電源) 공급도 원활치 않다. 영양실조와 말라리아·결핵·에이즈와 같은 질병이 이미 만연하다.
아프리카질병통제예방센터 측은 3일 "코로나가 전체 54개국 중 50개국으로 번져, 6737명이 감염됐고 25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중남미 감염자 수는 2만명을 넘고 이 중 537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2일 집계했다. 이 국가들은 종종 감염 건수를 왜곡 축소하고, 진단 테스트도 광범위하게 하지 못해 실제 감염 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모든 사회안전망이 이미 파괴된 베네수엘라는 인구 3000만명에 제 구실을 하는 중환자실 병상은 200개에 불과하다. 페루 감염자 수는 3일 1414명으로, 1주일 새 60% 증가했다. 페루 역시 3200만명 인구에 중환자실 병상은 35개뿐이다.
2014~2016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휩쓸어 1만명이 숨진 아프리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보건 지수'의 최하위권을 차지하는 라이베리아, 부르키나파소 같은 나라는 나라 전체에 인공호흡기가 수 대에 불과하고, 기기가 제공돼도 사용할 인력이 부족하다.
두 대륙의 코로나 사태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2월 말에야 첫 환자가 발생한 브라질은 한 달여 만인 3일 감염자 수가 8066명으로 늘고 327명이 사망했다. 그런데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10월 지방선거와 2022년 대선에서 불리할 것을 우려해 "코로나는 약한 감기 수준이니, 일터로 돌아가라"고 외치고 있다.
하버드대 글로벌 보건연구소장인 애시시 자는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 격통(激痛)은 앞으로도 3~6주 계속되겠지만 진앙은 이후 몬로비아·리우데자네이루·뭄바이로 옮겨갈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부에선 북반구가 여름을 맞아 코로나가 잦아든다 할지라도 기온이 내려가는 남반구로 넘어갔다가, 이후 계절이 바뀌어 연말쯤 바이러스가 다시 북미·유럽·아시아로 북상할 가능성도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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