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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자치는 도시 번화가 지역에 마을 안전을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자치조직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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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자치는 도시 번화가 지역에 마을 안전을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자치조직도 운영한다

[김주원 박사의 '마을자치에 학과 습을 이야기하다'] ㉖원주시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 마을안전서포터스 운영사례

안전은 위험이 없는 상태다. 유흥주점이 즐비한 번화가는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강원 원주시 단계동은 중부내륙지역중 유흥주점이 많기로 소문난 곳이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터미널, 극장, 백화점, 학교, 주택가, 상가 등이 밀집해 있어 유동인구도 많다. 유흥업소가 많아 불법시설물, 음주, 고성방가, 폭력 등 원주에서 범죄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폭력 폭행 사건은 매일 반복적으로 빈번하다. 원주 전역에서 하루 200여건의 112신고가 접수되는데 단계지구대에서 50~60건을 처리하고 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매슬로(Abraham H. Maslow)에 의하면, 인간의 기본 욕구는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 다음이 안전의 욕구(safety needs)다. 사람들은 가장 기초적인 욕구인 생리적 욕구를 먼저 충족시키려 하고, 이 욕구가 충족되면 안전의 욕구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안전은 이처럼 생리적 욕구 다음에 오는 원초적인 욕구다.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모여드는 취객들은 특히 범죄에 취약하다. 유동인구가 많아 범죄 가능성을 더 높인다. 특히, 단계동 지역이 그렇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의 경찰력(지구대 1개소)과 자율방범대(1개소)의 활발한 활동에도 단계동 지역 안전에 대한 취약점이 생겨 주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그래서 지난 2016년 1월부터 의식 있는 지역주민들이 ‘마을안전서포터즈’라는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단계동주민자치위원회, 한국방재안전교육협회,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보안팀 등이 연합하여 3년 전 원주시 마을안전서포터즈를 조직했다. 그리고 한국방재안전교육협회와 함께 2017년 강원도 주민모임사업으로 시작하여, 2018년 강원도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으로 연계하여 운영하고 있다.

원주시 마을안전서포터즈는 크게 원주시 마을 안전보안관과 원주시 여성안심귀가보안관으로 구성되어있다.

퇴직공무원, 현직 보안요원, 주부, 회사원 등이 한국방재 안전교육협회에서 보안·안전교육을 받고 마을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단체나 지역 업체(카페, 식당 등) 등에 심폐소생술 교육과 여자화장실 불법촬영카메라 안전점검 사업을 진행하고 이수한 업체는 마을안전 패치 달아주는 활동을 한다.

이를 통해 발생할지도 모르는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강화하여 지역의 안전도를 높이고 있다.

도시지역에서 마을자치활동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살면 관심과 참여가 어려워 공동체의식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화가 유흥지역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문제점을 잘 파악하여 자치조직을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있다.

원주 마을안전서포터즈가 그 주인공이다. 원주 단계동 마을이 ‘여성들이 안전한 장소’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원주시와 단계동 전체의 이미지를 개선해 경제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요소를 발굴하고 주민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도 진행한다. 유동인구가 많고 아파트 밀집지역인 단계동이 가지고 있는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안전문제이다.

시민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경찰 등 공공기관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을 주민자치조직이 보완하고 있다. 주민자치조직(마을안전서포터즈)이 마을 현장을 매일 순찰하며 관리하고 있다.

마을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마을자치의 모범을 도심에서 만들어 가고 있다.

마을안전서포터즈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재난 및 안전사고에 대응하는 자치조직이다. 지역에서 사전에 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위해요소를 예측하고 위험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도록 신고·제보 활동 대응과 현장순찰을 하고 있다.

또한 안전 부주의, 안전 불감증 등 주민들의 안전의식수준을 높이는 안전문화 생활화에 대한 실천 활동도 교육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기적인 순찰활동을 통해 화재, 지진, 수해, 보도블록 탈락, 신호등 문제, 맨홀훼손, 불법 자동차 신고, 장애인 주차장 주차 신고, 위험지역 신고 등의 활동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또 마을 내 식당(요식업), 대형업체, 단체 위주의 불법 카메라점검 서비스, 심폐소생술 교육·지도, 불법 카메라점검 업체에 안전스티커 발부, 심폐소생술 이수업체는 이수증 발급 등의 활동을 진행한다.

사고예방과 안전교육을 실시하며 야간에는 경찰력의 부족한 순찰인력을 도와 여성 안심귀가를 위한 보안관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여성들의 귀가에 근심과 걱정을 덜어주어 안전한 마을환경을 조성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마을안전서포터즈를 총괄운영하고 있는 주인공은 김정헌 단계동주민자치위원장이다.

그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원주시마을안전보안관, 원주시여성안심귀가보안관, 한국방재안전교육협회가 마을지킴이로 나서고 있다"며 "위험 요소가 발견되면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 앱에 신고해 문제점을 고쳐나가고 있다"고 했다.

특히 단계동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회원들이 매일 모여 야간 단계동 유흥가의 치안과 시민안전을 위해 현장중심으로 생생한 활동을 진행중이다.

원주시마을안전서포터즈 사업은 단계동주민자치위원회 자치 활동이 시초이다. 단계동주민자치위원회는 스스로 십시일반 운영경비를 조달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주민자치센터 자립은 물론 공동체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안전·소방교육을 실시해 주민들의 생활 속 안전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활동결과, 강원도와 전국주민자치위원회 평가에서 수차례 상을 받기도 했다. 2019년에는 강원도로부터 마을공동체 활성화 대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단계동 전체의 안전문제에 있어서는 한계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하루가 멀다 하고 유흥가 주변 폭력 사건이나, 주취자로 인한 생활불편 민원이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사망사건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건이 자주 일어나게 되면 단계동뿐 아니라 원주시 이미지와 자존심을 망치게 될 것이 뻔하다. 유흥가뿐만 아니라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주택가에 사는 주민들의 불편과 불안도 만만하지 않다.

원주시마을안전보안관으로 위촉되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강원도경제진흥원, 카페나 모텔 등을 방문해 불법몰래카메라 설치여부를 조사한다. 가끔씩 민간에서 조사 요청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보안관이 직접 나서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무료로 점검해준다.

지난해엔 대형병원 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원주시여성안심귀가보안관들의 활약도 대단하다. 밤9시부터 12시까지 단계동 일대 4.5㎞를 매일 순찰하는 것이 주 활동내용이다. 직장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여성들이나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학생들에게 에스코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변강순 원주시여성안심귀가보안관 회장은 "여성과 아이들, 노약자를 택시 태워 보내면 간단하지만, 단계동 일대를 걸어 목적지까지 꼭 모셔다 드린다"며 "에스코트 서비스로 '우리 마을은 안전해'라고 인식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동행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로에 깨진 보도블록은 없는지, 맨홀 뚜껑은 잘 닫혀 있는지 등도 주의 깊게 살펴본다. 이렇게 발견한 생활 위해요소는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신고하고 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회원들은 경제적 이득을 바라기보다, 활동을 통한 만족감을 얻는데 더한 가치를 두고 있다. 봉사활동이 힘들고 어렵지만 그만큼 자기만족도 크다. 원주시 마을안전서포터즈의 최종 목표는 원주시 전체 읍면동이 스스로 안전 체계를 갖춰나가는 것이다.

주민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 마을안전은 물론 공동체 활성화에도 이바지하도록, 원주시마을안전서포터즈가 최대한 협력네트워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한다.

마을안전서포터즈의 활동은 주민들의 인식개선과 단계동이 안전마을이라는 이미지를 마을 내·외부로 확산시켰다.

특히 단계동 행정복지센터, 마을주민, 지역 예비군대, 지구대, 방범대와 적극적인 협조 및 협업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안전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마을공동체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마을안전서포터즈는 안전과 관련된 전문성이 없으면 주민들의 신뢰와 참여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공동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기본교육을 강화하고 실무능력자를 양성할 예정이며 장비부족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향후 연계 가능한 사업을 유치하여 관련 단체들과 협업을 추진한다면 마을 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데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마을안전서포터즈의 마을공동체 활동은 내부적으로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과 활동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마을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냈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속적인 교육과 전문성을 확보한다면 시에서 이루어지는 행사의 안전에 대한 영역을 책임지고 전담할 수 있는 공동체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동체 활동을 통해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위해 일자리와 연계된 사업을 모색하는 한편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 볼 사항이다. 마을안전서포터즈 활동에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연결고리가 생겨나 앞으로 더 안전한 단계동 나아가 원주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안전은 우리의 행복을 담보하는 기본욕구다. 안전서포터즈의 안전 파수꾼이 행복의 안전울타리를 더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juwon5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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