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최백호 선배님 존경, 노래하는 사람의 길 걷겠다" [MK★인터뷰]

김노을 2020. 4. 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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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미스터트롯’으로 완전한 터닝포인트를 맞은 김호중이 스스로 소망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그의 그림에는 누군가의 낭만가객이 될 수 있도록 노래하는 사람의 길을 걷고 싶다는 우직한 꿈으로 가득하다.

지난달 12일 종영한 TV조선 경연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에서 시청자들은 김호중이라는 보석을 발견했다. 김호중은 이탈리아 최고의 테너로 꼽히는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이름에 트로트의 ‘트’를 따서 ‘트바로티’라는 찰떡 애칭이 붙을 정도로, 주종목인 성악과 출사표를 던진 트로트를 완벽히 소화하며 찬사를 받았다.

성악과 트로트. 색이 강해도 너무 강한 두 영역 사이에서 거침없는 도전 정신으로 눈부신 성과를 이뤄낸 김호중이 인생의 전환점 앞에서 차분히 지난 날을 되짚었다.

‘미스터트롯’ 김호중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이하 김호중과 일문일답.

Q. 수개월을 함께 한 ‘미스터트롯’ 종영 소감은.

A. 김호중: 생각한 것 이상으로 좋은 종착지에 잘 내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사실 음악을 시작한 후 한 번도 무대에 만족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무대에 대한 아쉬움이나 후회가 없다. 이렇게 만족감을 느낀 무대를 다시 찾기는 힘들 거다.

Q. 최종 결승전에서 4위를 차지했다. 진선미(眞善美)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A. 김호중: 처음에 ‘진’을 받았을 때는 왕관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매 라운드 갈 때마다 그런 마음들이 없어지기 시작하더니 비로소 무대가 즐겁더라.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너무 힘들어서 끙끙대면서도 완창하고 다음 미션으로 가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700명이던 팬카페 회원수가 10000면으로 늘었다. 그때부터 ‘이분들이 계속 응원해주시는데 트로피 하나가 뭐 중요한가’ 싶었다. 보여지는 음악이 아니라 진짜 음악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더욱 진솔하게, 더욱 도전하며 노래하려 했다.

Q. 성악가에서 트로트 가수로 전향이라니 고민이 깊었을 것 같다. 출연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A. 김호중: 굉장히 긴 시간을 고민했다. 고등학생 때 ‘스타킹’에 출연했고, 그걸 보고 독일에서 연락이 와 유학길에 올랐다. 어릴 때부터 도전과 모험을 좋아하는 성격이었고 독일에서 또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아흔 되신 은사님이 식사자리에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고 물으실 때 콘서트장 같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를 떠올렸다. 그리고 나는 한국 사람이니까 사람들이 내 노래를 한 소절만 들어도 감정을 알 수 있는 노래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그때 마침 ‘미스터트롯’ 참가자 공고가 떴고 바로 접수했다. 제작진 말로는 내가 접수 순번 10명 안에 든다더라.(웃음)

‘미스터트롯’ 김호중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Q. 크로스오버 스타일도 있긴 했지만 완전한 트로트 무대를 보여주기도 해야 했던 만큼 애로 사항도 따랐을 것 같다.

A. 김호중: 성악을 처음 배울 때 목이 너무 아팠다.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였다. 그 이유가 평소 좋아하던 엠씨더맥스, YB 같은 발성으로 불러서다. 그런데 여기 와서는 반대로 10년 넘게 성악을 하다가 다시 바꾸려니 목이 또 너무 아프더라. 다행히도 회차를 거듭할수록 다양하게, 다른 참가자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길을 찾았다. 또 하나의 길을 찾은 것과 다름 없다.

Q. 출연자들 중에서도 유난히 정동원과 가까워 보였다. 꼭 삼촌이 조카 챙기듯이 잘 돌봐주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는데.

A. 김호중: (정)동원이와 자란 환경이나 공통점이 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잘해주자’라는 마음을 떠나서 동원이를 보고 있으면 그 나이 때 내가 떠오른다. 그때 하고 싶었던 것들을 더 해주고 싶다. ‘미스터트롯’에서는 외롭지 않도록 해주고 싶었다. 동원이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며 아마 정신이나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오히려 동원이가 우리를 위로해줬다. 참 영리하고 애어른 같은 친구다. ‘패밀리가 떴다’ 팀을 하면서 더 끈끈해진 것도 있다. 아빠 같은 (고)재근이 형, 막내삼촌 같은 (이)찬원이, 나는 엄마였다.(웃음)

Q. 좋은 인연도 많이 맺고, 또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일상도 많이 바뀌었겠다. 이런 변화가 낯설거나 부담되지는 않나.

A. 김호중: 처음에는 마냥 행복했다. 예전부터 음악하는 사람들은 대중의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루씩 지나니까 부담까진 아니더라도 내가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나로 인해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길 수 있으니 내가 먼저 조심해야 한다. 사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 이게 욕심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팬들이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나의 진심을 알아준 팬들이 지어준 ‘트바로티’라는 최고의 이름을 기억하며 솔직한 나만의 음악을 하고 싶다.

‘미스터트롯’ 김호중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Q. 기억에 남는 심사평도 궁금하다.

A. 김호중: 조영수 마스터님을 빼놓을 수 없다. 매 미션마다 한 고민들을 신기하게도 다 알고 계신다. 관심법하듯이 다 꿰뚫어 보신다. 거름이 될 만한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항상 칭찬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음악적인 것이든 무엇이든 제2의 멘토가 되어주겠다고 하셨는데 참 기억에 많이 남는다.

Q. 완전한 터닝포인트 ‘미스터트롯’ 이후 또 어떠한 도전을 할 계획인가.

A. 김호중: 앞으로도 많은 도전과 시도를 이어갈 것 같다. 누가 들어도 ‘이건 김호중 노래’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좋은 노래를 만들고 정규앨범도 내고 싶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이 최백호 선생님인데 그분을 보면 경계가 없다. 최백호 선생님 같은 음악을 하고 싶고, 진정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낭만가객이라는 것처럼, 나도 앞으로의 길을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걸어가고자 한다.

Q. 정규앨범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팬들이 굉장히 기다릴 것 같다.

A. 김호중: 빨리 코로나19가 극복되어서 트바로티 여러분을 만나야 한다. 너무나 뵙고 싶고 꼭 뵈어야만 한다. 팬미팅도 하고 싶다. 그리고 완성도 높은 정규앨범을 위해 어쩌면 다른 때보다 긴 시간을 투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음악에 대해서는 굉장히 신중하다.

Q. ‘미스터트롯’이 인간 김호중에게 남긴 의미는.

A. 김호중: 큰 도전. 살면서 이런 도전은 처음이다. 저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던, 자신감 없는 친구들이 개인적으로 연락이 오더라. 내가 도전한 모습을 보고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희망과 자신감을 주고 싶다. 내가 돈이 없고 힘들어서 음악을 못할 때 우리 은사님이 나를 받아주셨다. 나를 보고 많은 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얻기 바란다. /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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