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제발 산불 없길.." 청명·한식 앞두고 초비상
[경향신문] ㆍ“이번 주말이 2차 위기” 산림당국 긴장…성묘·행락객이 최대 변수로
“삐이~삐이~.”
지난 1일 오후 정부대전청사 15층 산림청 중앙산림재난상황실에 쉴 새 없는 경보음이 울렸다. 산불 발생 신고를 알리는 신호였다. 경보음이 울릴 때마다 모니터 앞에 앉은 상황실 직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화면에 산불 신고 지점과 함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산불감시원의 위치 정보가 표시됐다. 이내 다급한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들어갔다. “빨리 현장 상황 확인 바랍니다.”
중앙산림재난상황실에서는 산불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 있는 산불감시원을 통해 상황을 확인하고 진화헬기 투입 여부를 결정한다. 사람이 진입하기 힘든 곳에는 즉각 드론을 투입한다. 사진과 영상으로 현장 상황을 확인하면 상황실 중앙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 지도와 함께 표출되는 기상조건과 지형 등을 기반으로 산불 진행 방향 등을 예측해 현장에 전달한다. 산불이 진화될 때까지 상황을 총괄하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잦은 산불이 발생하는 요즘 같은 봄철에는 24시간 긴장감이 감돌 수밖에 없다.
청명·한식(4~5일)을 앞둔 이번주는 산림당국에 가장 큰 고비다. 이 시기에는 농사 준비로 인한 논·밭두렁 불법 소각이 많아지고, 성묘객과 등산객도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청명·한식을 앞둔 4월4일 강원 동해안에서 동시다발적 대형산불이 발생해 2832㏊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산림청은 이번주 전국에 산불방지 특별경계령을 내렸다. 드론을 동원해 무단 입산자를 감시하고, 1만2000여명의 감시·진화 인력과 초대형 헬기 등을 전진 배치하며 산불 예방·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주말이 올봄 산불 발생 ‘2차 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온이 올라가고 대기가 건조해 산불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앞서 올봄 ‘1차 위기’가 찾아왔던 지난달 18~25일에는 하루 평균 12.9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울산 울주군에서 200㏊의 산림이 불에 탄 지난달 19일에는 전국에서 23건의 동시다발적 산불이 일어났다.
최근 10년간 식목일과 청명·한식이 있는 4월4~6일 발생한 산불의 31%는 입산자 실화가 원인이다. 성묘객 실화 20%, 논·밭두렁 소각 19%, 쓰레기 소각 12% 등 대부분이 부주의에 의한 화재였다.
안희영 산림과학원 산불예측분석센터장은 “4월 초는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라며 “올해 식목일과 청명·한식이 주말 연휴와 맞물려 산불 발생 위험이 더 높은 만큼 산림인접지에서 소각이나 흡연, 취사 등 불씨 취급을 절대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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