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은퇴] 양동근이 말하는 인생게임은?

김용호 2020. 4. 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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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편집부] 좌절.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누군가에겐 좌절이 곧 실패가 되지만, 누군가에겐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 양동근은 성공한 농구선수다. 드래프트 1순위로 프로에 입문, 현대모비스에 6차례나 우승을 안겼다. 2005-2006시즌 챔프전에서 당한 4전 전패에 무너지지 않고 꾸준히 내면을 살찌운 덕분이다. 그래서 양동근과 울산 현대모비스에게 2006-2007시즌 챔프전 우승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본 기사는 2014년 3월호 점프볼에 소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우승 못지않게 값졌던 준우승
2005-2006시즌의 현대모비스는 프로농구 역사를 통틀어 손꼽히는 파란을 일으킨 팀으로 기억된다. 중위권으로 꼽히던 현대모비스는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통합우승을 노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서울 삼성과의 챔프전에서 4전 전패에 그친 것. 현대모비스는 KBL 역사상 챔프전에서 1승도 못 올린 첫 번째팀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하지만 양동근은 이를 실패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저희 팀은 준비한 걸 잘했지만, 삼성이 너무 잘했거든요. '선전했다'고 위안 삼았죠. 한편으로는 '다음 시즌엔 꼭 우승해야지'라고 각오를 되새긴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양동근의 말대로 현대모비스는 2006-2007시즌에 더 강해졌다. 또 다시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현대모비스는 4강에서 김승현과 피트 마이클이 활약한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스)를 3승 무패로 완파, 챔프전에 선착했다.

"맥기, 리치? 힘 엄청 좋았죠"
현대모비스의 챔프전 맞상대는 부산 KTF(현 KT)였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KTF는 선이 굵은 농구를 추구했다. 모비스도 정규리그에선 KTF와 3승 3패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4차전에선 24점차의 완패를 당하기도 했다. 양동근은 당시 KTF에 대해 "맥기와 리치의 힘이 엄청 좋았던 게 기억나요. 우리 팀과 백중세를 이루는 팀이라 늘 방심해선 안 됐죠"라고 회상했다.

현대모비스는 챔프전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내리 따내는 등 4차전까지 3승 1패를 기록한 것. 대망의 챔피언 등극에 1승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특히 농구센스가 뛰어난 크리스 윌리엄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윌리엄스는 4차전까지 3차례 더블 더블을 작성하는 등 맹활약했다. 양동근 역시 "농구에서 필요한 모든 기술을 크리스(윌리엄스)에게 배웠어요. 특히 경기운영, 패스 타이밍에 대해 깨달은 게 많았죠"라며 윌리엄스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하지만 KTF 역시 호락호락 물러나진 않았다. 5~6차전을 모두 이겨 기어코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린 것.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단판승부만 남게 됐다.


유재학 감독의 호출
6차전이 끝난 직후, 양동근은 김동우와 야식을 먹기 위해 숙소를 나왔다. 그리곤 우연치 않게 유재학 감독과 연락이 닿았고, 이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함께 회식을 하는 자리가 이뤄졌다. 이때 유재학 감독이 선수들에게 남긴 말은 "7차전에는 편하게 마음먹고 임하자"였다. 자칫 쫓기는 것에 부담을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 평정심을 갖게 된 한마디였다. 7차전을 앞둔 당시의 기분을 묻자 양동근은 이렇게 말했다. "감독님이 분위기를 잘 잡아주셨어요. 또 시리즈를 조기에 끝낼 수 있는 상황도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이긴다'라는 자신감도 있었고요."

양동근의 믿음대로 현대모비스는 양동근을 앞세워 7차전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현대모비스는 이어 줄곧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간 끝에 82-68로 승, 1년 전 한을 풀었다. 양동근은 "우승 못했으면 평생 후회할 뻔한 경기였죠"라며 7차전을 돌아봤다. 그도 그럴 게 양동근은 챔프 7차전을 마치고 5일 뒤에 김정미 씨와 결혼했고,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군 입대했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부산 기아 시절인 1997시즌 이후 정확히 10년 만에 우승, 명가재건을 알렸다. 양동근에게 이래저래 특별한 의미가 있을 수밖에 없던 우승인 셈이다.

# 글=최창환(현 마이데일리 기자)
# 사진=문복주 기자 
  2020-04-01   김용호(kk2539@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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