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장발의 클로저' 이대은 "가을야구도, WBC도 나가고 싶다"

수원/장민석 기자 2020. 3. 3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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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마무리로 첫 풀타임 도전
"내 손으로 끝내는 게 마무리 매력"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노아 신더가드(28)는 치렁치렁한 긴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다. 최근 2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한 제이콥 디그롬(32)도 한때 대표적인 장발 투수로 통했다.

한국엔 ‘야생마’ 이상훈(49)을 빼놓을 수 없다. 현역 시절 긴 머리를 휘날리며 공을 던지는 모습에 흠뻑 빠진 LG 팬들이 많았다. 이상훈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당시 ‘장발의 클로저’는 야구 팬들에겐 로망과도 같았다.

올 시즌 KBO리그에도 ‘장발의 클로저’가 뜬다. 풀타임 마무리로 첫 시즌을 맞이한 KT 위즈의 이대은(31)이다.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훈련 후 만난 그는 “경찰 야구단에 있는 동안 짧은 머리만 하고 있으려니 머리를 기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018년 10월에 전역하자마자 길렀으니 1년 반 정도 됐다”며 “모자 아래로 긴 머리가 나오면 강렬해 보인다. 괜찮은 것 같다”며 웃었다.

31일 훈련을 마치고 활짝 웃은 이대은. / 장민석 기자

작년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이대은은 6월부터 구원으로 보직을 바꿨다. 17세이브를 올렸고, 블론세이브는 하나에 그쳤다. 자신이 ‘마무리 체질’ 같으냐는 질문에 “2~3년은 해봐야지 제대로 알 것 같다”며 고개를 가로저은 이대은은 “실점하면 바로 경기를 내줄 수 있어 선발 때보다 공 하나하나에 더 집중해야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경기를 내 손으로 끝냈다는 쾌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개막이 미뤄진 상황에서 차분히 올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오랜 시간 긴장감 속에서 대기해야 하는 마무리 투수가 쉬운 건 아닙니다. 운동 스케줄도 선발 때와는 다르지만 작년 후반기 느낌을 살려서 잘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대은은 29일 청백전에선 2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47㎞까지 나왔다.

이대은은 한때 ‘빅리거’를 꿈꾸던 선수였다. 신일고 출신으로 2007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그는 마이너리그 경기만 135경기를 뛰었지만 결국 메이저리그 무대는 밟지 못했다. 2015년부터 2년 동안은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었다. 2015시즌엔 롯데에서 9승9패를 거뒀다. 시즌 초엔 4승 무패로 퍼시픽리그 다승 공동 선두에 나서면서 ‘한류’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경찰 야구단에서 전역한 후 지난해부터 KT 유니폼을 입은 이대은의 올해 목표는 팀 창단 후 첫 ‘가을 야구’다. KT는 지난해 71승71패로 5할 승률을 기록했지만, 6위로 아쉽게 포스트 시즌엔 나서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싱글 A 시절 우승을 해 본 적이 있어요. 마이너리그라도 포스트 시즌은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한국에서도 꼭 큰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어요.

24일 청백전에서 공을 던지는 이대은의 모습. / KT 위즈

이대은이 국내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2015 프리미어12 우승 당시 활약하면서다. 베네수엘라전에서 5회까지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일본과 벌인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동안 3실점했다.

이대은은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도 뽑혔다. 하지만 당시엔 논산훈련소에서 바로 대표팀에 합류한 터라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전까지 부진하며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이대은은 “2017년 WBC가 무척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며 “내년엔 3월 WBC, 7월 올림픽 등 빅 이벤트가 이어지니 두 대회 모두 꼭 나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올해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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