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능연기 결정에 특성화고 학생들 "우리는요?"

안승진 2020. 3. 3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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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입시 혼란을 우려해 다음달 9일 중·고등학교 3학년 학생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고 대입수학능력시험(수능)을 2주간 연기해 실시하기로 했지만, '수능' 대신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위한 대안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성화고등학교 권리연합회'는 지난 21일 입장문에서 "직업계고 재학 중인 학생들은 대입대책만 발표하는 교육부의 모습에 실망감과 불만, 분노를 느낀다"며 "가정 학습을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전공 역량과 취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대처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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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전선 뛰어들 학생들 위한 대안은 없어" 지적
사진=연합뉴스
교육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입시 혼란을 우려해 다음달 9일 중·고등학교 3학년 학생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고 대입수학능력시험(수능)을 2주간 연기해 실시하기로 했지만, ‘수능’ 대신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위한 대안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특성화고 취업 대책 없이 입시 대안만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지난 30일 “특성화고, 마이스터고에 재학 중인 고3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글이 올라와 1만2000명(31일 오후 3시 기준)이 넘는 동의를 받고 있다. 청원자는 “특성화고 3학년에 올라가면 3월 말쯤부터 기업들의 고졸 채용 공고가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공기업, 금융권, 대기업 등 채용 일정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상반기 채용 계획에서 고졸 채용을 없애는 회사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은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성을 기르는데 대부분 자격증 시험일정이 취소됐다”고 하소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캡처
대한상공회의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노동부의 지침에 따라 컴퓨터활용능력, 워드프로세서, 전산회계운용사 등 주관하는 모든 자격증 시험을 일시 중단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나선 상황에서 언제 자격증 시험이 재개될 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 온라인 수업으로 특성화고 실습 힘들어

특성화고 수업이 주로 실습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발표한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예체능 과목, 특성화고 실습 과목은 온라인 수업이 어렵다”며 “온라인 수업에 대한 평가의 적절성, 공정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에 교육부는 기간집중이수제를 활용해 직업계고의 경우 온라인 수업을 이론에 집중하고 등교 이후 실습수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31일 학생들과 함께 쌍방향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일부 학교는 코로나19에 따른 학교 휴업에도 실습을 강행하기도 했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시내 한 마이스터고의 기능부 학생 34명은 학교 내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면서 용접 등 자체 기능훈련에 나섰다. 부산기능경기대회를 앞두고 가정에서 훈련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해당 교육청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해당 훈련들을 모두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충남의 한 특성화고의 일부 학생들도 휴업기간 중 등교해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논란을 빚었다. 충남도교육청은 이들의 등교를 중지시켰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일반고 학생들의 입시문제뿐 아니라 고졸 취업과 관련한 대책도 마련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특성화고등학교 권리연합회’는 지난 21일 입장문에서 “직업계고 재학 중인 학생들은 대입대책만 발표하는 교육부의 모습에 실망감과 불만, 분노를 느낀다”며 “가정 학습을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전공 역량과 취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대처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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