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일 2만명씩 확진.. 트럼프 "셧다운 4월말까지 이어가겠다"
'최대 20만명 사망' 경고 쏟아지고 반대 여론 커지자 한발 물러선 듯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각)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연방정부 지침을 4월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부활절(4월 12일)까지 경제활동을 정상화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코로나 환자 수가 폭증하는 데다 반대 여론이 커지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 대응 브리핑에서 "전쟁에서 이기기도 전에 승리를 선언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6월 1일까지 회복의 길 위에 있을 것"이라며 "그때까지 엄청난 일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6월 전까지는 경제활동 정상화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오는 30일 만료 예정인 '사회적 거리 두기' '10명 이상 모임 자제' '재택근무 권고' 등의 연방정부 지침을 완화하고, 부활절에 미국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는 지난 24일만 해도 "(미국을 정상으로 돌리는) 부활절을 지내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고 했다. 그러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이날 CNN에 출연해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최대 2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전문가들과 주지사들이 일제히 조기 완화 방침에 반대하면서 기존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코로나) 사망률이 2주 안에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며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2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예측 모델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숫자를 10만명으로 낮출 수 있다면, 그것은 끔찍한 숫자지만 10만에서 20만명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매우 잘한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로 인한 대규모 사망 가능성을 예상한 것이다.
그는 또 뉴욕 퀸스에 있는 한 병원의 영안실 앞에 냉동트럭이 주차돼 있다는 보도와 관련 "TV나 먼 나라에서 보던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시체가 너무 많아 처리하지 못해 트럭까지 동원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 결정에 대해 파우치 소장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최대 20만명 사망) 예측 모델은 완화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전적으로 가능하다"며 "이것이 일어나지 않도록 (연방정부 지침을) 4월 말까지 연장한 것은 현명하고 사려 깊은 결정"이라고 했다.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 수는 최근 사흘 사이 하루에 2만명씩 늘어나면서 줄어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미국의 총 확진자 수는 14만명을 넘었고, 뉴욕주의 확진자 수는 약 5만9700여 명에 달했다. 이 때문에 뉴욕의 심장인 센트럴 파크엔 68병상 규모의 야전병원이 설치됐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CNN 인터뷰에서 "코로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 물자는 일주일 분량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전 세계 확진자는 지난 주말인 28~29일 사이에 12만여 명이 늘어 72만3700여 명에 달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워싱턴주 등 전체 주의 약 40%인 19주가 코로나 재난 지역으로 선포됐다. 여기에 재난 지역이 아닌 지역에서도 자체적으로 자택 대피 명령을 내리는 등 전체 미국인 3명 가운데 2명꼴인 2억2500만명이 사실상 집 안에만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CNN 방송은 이날 전했다. 또 로드아일랜드주와 텍사스, 플로리다주 등은 뉴욕과 인근 주에서 이동한 사람들에 대해 2주간 의무적으로 스스로 격리하도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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