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진보진영 스피커인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지난 27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더불어시민당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
국내 대표적 진보진영 스피커인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지난 27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더불어시민당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
국회의원 후보 등록 마감과 함께 본격적인 총선 국면이 시작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대표용 선거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시민당)과 열린민주당(열린당) 간의 선명성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진보진영 스피커들 역시 이 두 당을 두고 입장이 갈리는 모양새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지난 27일 '딴지방송국'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에서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은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치고 올라가고 있지만 시민당은 민주당의 지지율을 다 갖고 오지 못하고 쪼개지고 있다"라며 민주당 지지층들에게 시민당 지지를 호소했다.

김 씨는 과거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과 함께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진행하며 깊은 친분을 이어왔던 만큼 이 같은 주장에 이목이 쏠린다.

그는 "(시민당과 민주당)둘로 쪼개져도 나중에 (의석수) 숫자를 합치면 같다는 주장이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처럼 메시지와 주장이 둘로 쪼개지면 '밴드왜건(승자에게 표가 쏠리는)' 효과가 나오지 않고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 지지층도 갈라지는데 어떻게 밴드왜건 효과를 만들겠는가"라며 "밴드왜건으로 저기가 대세구나 하고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에 최종적으로는 도달하지 못 하는 '제로섬 게임(양측의 손해와 이득의 값이 0)'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이런 밴드왜건으로 대세론을 만들어서 의석수를 늘리는 것이 선거다. 그걸 못하는 것이 치명적"이라며 "단순히 현재 지지율의 합을 더해서 같다고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 선거는 산수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씨는 "열린당이 15%를 득표하면 7개에서 8개 의석을 가져간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비례대표 후보들이 뒷순위에 배정된 만큼) 2석 정도 밖에 못 가져간다"면서 "열린당이 플러스 1이 될 때마다 시민당은 마이너스 1이 된다. 1당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뒷순위 비례대표가 0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형 작가(왼쪽) 지난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인 김어준 씨와는 다르게 열린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이동형TV
이동형 작가(왼쪽) 지난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인 김어준 씨와는 다르게 열린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이동형TV
또다른 진보진영 스피커인 이동형 작가는 김 씨의 방송이 업로드된 직후인 지난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동형TV'를 통해 "처음에 시민당 '몰빵론'이 나왔을 때는 열린당 지지율이 3% 수준일 때"라며 김 씨와 다르게 열린당 지지를 호소했다.

이 작가는 "지금은 열린당이 봉쇄조항인 3%를 못 넘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상수로 두고 판단해야 한다"면서 "시민당의 1번부터 10번 비례대표 후보들은 당선 이후 어디 가겠는가"라며 "이들도 결국 민주당으로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린당이 합당을 거부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열린당은 당 대표가 꽂은 후보들이 아니다"라며 "이들은 오로지 민주당 지지자들의 눈치만 본다. 합당 안 한다고 하면 국민들이나 당원들이 가만히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민당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이 주장하는 내용은 1당 논란"이라며 "열린당 때문에 민주당이 1당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거대 양당에서 비례대표를 안 냈기 때문에 지역구에서 1당이 결정난다"면서 지금의 분위기로는 민주당이 1당을 놓칠 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최강욱·주진형·황희석 후보 이런 이들이 민주당으로 가서 출마한다고 하면 민주당이 받아주겠는가"라며 "그런데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국회에 가는 것을 바라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제로섬 게임이 아닌 시너지 싸움"이라며 "열린당이 민주당의 전체 파이를 나눠 먹는 것이 아니라 정의당 표와 국민의당 표도 갖고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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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