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천만' 뉴욕주, 미국판 '우한'되나?..트럼프 "봉쇄할 수도"

뉴욕=이상배 특파원 입력 2020. 3. 29. 05:42 수정 2020. 3. 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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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브리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10만명을 돌파하며 세계 최대 감염국이 된 미국에서 2000만명이 살고 있는 뉴욕주와 인근 주 일부를 봉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핫스팟'(집중발병지역)인 뉴욕주 등에서 다른 주로의 이동을 막기 위함인데, 실행될 경우 위헌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욕주 전체+뉴저지·코네티컷주 일부 강제격리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뉴욕주 전체와 인접한 뉴저지주, 코네티컷주 일부를 봉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이 지역 주민들이 플로리다주 등 다른 지역으로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있다"며 "곧 어떤 식으로든 결정이 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실시될 경우 '강제적 격리'(enforceable quarantine)가 될 것"이라며 격리 기간으론 2주를 제시했다.

이날 기준 뉴욕주의 인구는 1954만명에 달한다. 만약 뉴욕주 전체가 봉쇄된다면 아직까지 봉쇄가 풀리지 않은 중국 우한시(약 1100만명)보다 많은 인구가 한꺼번에 격리되는 셈이다. 우한시를 제외한 후베이성에 대한 봉쇄 조치는 지난 25일 해제됐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7분 현재 미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1만5547명이며 이 가운데 뉴욕주가 5만2318명으로 약 절반을 차지한다. 이 중 대부분인 2만9158명인 뉴욕시에서 나왔다.


쿠오모 뉴욕주지사 "무서운 개념" 반발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뉴욕주 봉쇄 발언에 즉각 거부감을 나타냈다. 쿠오모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무서운 개념이다. 듣기도 싫은 얘기"라며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법적으로 강제 가능한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 중인 연방정부 차원의 봉쇄와 별도로 일부 주들은 이미 뉴욕주에서 오는 여행객들을 상대로 격리에 나섰다.

현재 플로리다 텍사스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웨스트버지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이 뉴욕주에서 출발한 여행객에게 2주간의 자가격리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ACLU(미국시민자유연맹)은 "헌법이 보장된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반발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美 소비심리 급랭…3년만에 최악

한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각주들의 비상조치로 현재 3억3000여만 미국 인구 가운데 약 2억명이 사실상 '자가격리' 상태에 놓여있다.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뉴욕, 펜실베니아, 일리노이, 코네티컷, 뉴저지, 워싱턴, 루이지애나주 등이 잇따라 외출금지령과 비(非)필수 사업장 폐쇄 명령을 발동하면서다.

이에 따라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28만3000건으로, 전주(28만1000건)의 약 12배로 폭증하는 등 사상 최악의 실업대란이 현실화됐다.

전날 미국 미시건대에 따르면 이달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는 89로, 2016년 10월 이후 3년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월의 101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당초 시장이 예상한 90에도 소폭 못 미쳤다.


반짝랠리 사흘만에 끝…"가짜 강세장 랠리"?

뉴욕증시는 사흘간의 반짝랠리 끝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15.39포인트(4.06%) 급락한 2만1636.7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88.60포인트(3.37%) 내린 2541.4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95.16포인트(3.79%) 하락한 7502.38로 마감했다.

사상최대인 2조2000억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책'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마쳤지만 예상된 수순이었단 점에서 장세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앞서 3일간 다우지수는 21%나 뛰며 대공황이 있었던 1931년 이후 약 90년만에 가장 가파른 폭등세를 보였다. 통상 저점 대비 20% 상승은 강세장 전환 신호로 불린다. 그러나 약세장에서도 일시적으로 이 같은 급등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 만큼 강세장 전환을 예단하긴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매니시 데시판데 수석전략가는 "약세장에서 20% 이상 오르고 끝나는 '가짜 강세장 랠리'는 희귀한 게 아니다"라며 "1937년엔 60% 오르고 다시 떨어진 적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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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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