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경매시장…“코로나19에 낙찰가율 하락 불보듯”

코로나19에 법원 휴정…2월만 1785건 밀려
법원 정상화시 경매물건 쏟아질 가능성
심리적 위축에 낙찰가율은 하락세
  • 등록 2020-03-27 오전 6:40:00

    수정 2020-03-27 오전 6:40:00

[이데일리 김다은]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17일 열린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아침 일찍 법원으로 향했다. 반전세로 살고 있는 빌라가 경매로 넘어가면서 자칫 보증금을 한푼도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매가 열리는 해당 법원에 도착하고 나서야 경매 일정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보증금을 떼일 처지에 놓인 A씨는 경매가 언제 다시 열릴지 알 수 없어 답답한 심정이지만,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부동산 경매시장이 사실상 멈춰섰다. 경매는 현장에 입찰자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까닭에 자칫 코로나19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서다.

3월 경매건수, 전년 동기 대비 10% 수준 그쳐

이달 셋째주부터는 조금씩 경매를 재개하고 있지만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2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진행된 법원 경매 건수는 857건, 낙찰건수는 329건이 전부다. 작년 3월 9779건이 진행돼 3317건이 낙찰된 것과 비교하면 10% 수준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달 첫째주 법원이 휴정하고 이후에도 정상 운영되지 못한 까닭이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25일에도 전국 법원 14곳에서 경매가 예정돼 있었으나 당일 아침 5곳에서 변경 처리됐다”며 “코로나19에도 반드시 입찰자들이 나와야 하는 법원 경매는 절반 수준만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은 사정이 달랐다. 전국에서 1만1727건 경매가 진행됐고 4252건이 낙찰됐다. 작년 3월엔 8309건이 진행되고 2927건이 낙찰됐다.

당장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낙찰가율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달아올랐던 지난해 하반기엔 전국의 경매물건 낙찰가율이 8월 62.8%에서 12월 73.3%로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낙찰률도 같은 기간 33.9%에서 36.3%로 증가했다. 올해 1월도 낙찰가율이 72.1%에 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번진 2월엔 70.9%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선 3월 둘째주 70.0%, 셋째주 65.9%로 하락세가 확연하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휴정했던 법원이 일부 다시 열리면서 대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줄 알았지만 예상과 달랐다”며 “수요자들이 심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단 얘기”라고 해석했다.

“경매 늘고, 낙찰가 하락 가능성 ↑”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진정 후 경매가 정상화 궤도에 들어서면 물건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통상 대부업체 등에선 채무 연체가 3개월이 넘으면 법원에 경매 신청을 하고 법원에서 경매 개시가 이뤄지면 부동산 감정, 임대차조사 등 과정에 5~6개월이 소요된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경매 물건 증가는 가을, 겨울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봤다.

부동산 경매건수는 2017년 11만7361건, 2018년 13만44건, 2019년 14만8473건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올해는 15만건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오 연구원은 관측했다.

강은형 소장도 “(경매) 물건은 늘고 가격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를 낮춰도 빚을 못 갚는 이들이 늘면서 제조업 기반인 지방을 중심으로 매물이 많이 나오고, 서울도 낙찰가율 100%에 육박했던 작년 수준에 못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가격조정이 계속 이뤄질 것인 만큼 평소 원하던 지역의 물건이 아니라면 조바심을 내지 말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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