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라쓰' 이다윗, 순한 얼굴 속 깊은 '야망가' [인터뷰 종합]

연휘선 2020. 3. 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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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다윗이 '이태원 클라쓰'에서 열연했다.

[OSEN=연휘선 기자]"'닥치는 대로 먹어치우자'. 20대는 그렇게 쌓아가고 싶어요".솔직하고 담백한 요즘 청년이 누구보다 깊은 눈을 가졌다. 그 안에 겉으로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야망가 기질이 꿈틀댄다. '이태원 클라쓰'에서 열연한 배우 이다윗의 이야기다.  

이다윗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이호진 역으로 열연했다. '이태원 클라쓰'는 한국의 수도 서울 그 안에서 다양한 국적, 인종의 사람들이 엉켜사는 이태원을 배경으로, 청년들의 창업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은 원작으로 삼아 거대한 요식업체 장가에 맞서는 이태원 가게 '단밤'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 호평 받았다. 

이 가운데 이호진은 장가의 문제아 장근원(안보현 분)에게 학창 시절 괴롭힘을 당했으나, 훗날 단밤 사장이 되는 박새로이(박서준 분)를 만나며 복수에 성공하는 인물이다. 이에 이다윗은 전교 1등의 모범생임에도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고등학생부터 복수에 성공하는 유능한 엘리트 펀드매니저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23일 오전 OSEN과 만난 이다윗은 드라마를 마친 소감에 대해 "사실 아쉬움이 많다"고 운을 뗐다. 그는 "촬영하는 동안 그런 게 없지 않아 있었다. 이호진은 '장가'도 아니고 '단밤'도 아니었다. 중간에 혼자 있는 느낌이었다. 촬영도 주로 박서준 형이랑 김혜은 선배님(강민정 역)이랑 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멤버들은 어쩌다가 스케줄이 겹치거나 회식 때 봤다"며 "물론 다들 또래라 회식 때 본 것만으로도 금방 친해졌지만, 더 친해지고 같이 하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박서준을 비롯해 김다미(조이서 역), 류경수(최승권 역), 이주영(마현이 역) 등 극 중 단밤에서 일하는 소위 '단밤즈'가 작품 안팎으로 안정적인 호흡을 자랑한 점에 대해 칭찬했다. 이어 "방송 볼 때마다 '단밤즈'가 부러웠다"며 "더 어울리고 부대끼고 싶은데 작품이 끝나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사진=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다윗.

'이태원 클라쓰'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데다가, 원작 만화가 광진이 작가로 각색까지 맡은 작품이다. 자연스럽게 원작과 드라마의 구성이 유사한 부분이 많고 원작 팬들을 중심으로 실제 배우들과 캐릭터들의 '싱크로율'이 회자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다윗은 "배우들이 촬영장에서 얘기하는 걸 보면 모두가 약간 비슷한 그런 고민이 있는 것 같더라. 어쩔 수 없이 원작이 있다보니까. 또 대사가 만화 같은 게 있다. 모든 배우들이 그런 고민을 했던 것 같다. 만화에서 괜찮았던 게 드라마에선 오그라들 수 있었다. 김혜은 선배님도 촬영장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고 모든 배우들이 그런 고민을 갖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 가운데 이다윗이 선택한 접근 방법은 "진지하게 임하는 것"이었다. 그는 "호진이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감정이입하기 좋은 캐릭터다. 가슴에 맺힌 게 많고 행동들에 대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래서 더 진지하게 했다. 진심으로 그런 감정을 갖는 게 답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호진이 장근원과 만나는 장면에서 실제로 울컥하기도 했다. 방송엔 안 담겼는데 '찡찡대지 마, 용서해줄게'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과거 이호진이 생각나 저도 모르게 울컥했다"고 밝혔다. 또한 극 중 박서준과 감옥에서 주먹을 맞대는 장면 등, 상대 배우들이 담백하게 연기했던 점을 강조했다. 사연 많은 캐릭터에 진지하게 몰입한 이다윗의 모습이 '이태원 클라쓰'의 '힙(HIP)'함에 녹아든 이유였다. 

[사진=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다윗.

이다윗은 이호진과 자신의 '싱크로율'에 대해 '야망가'적인 기질이 비슷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저는 우유까지는 안 맞았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스스로에 대해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진 않는데 야망가 같은 모습이 있다. '나중에 봐, 뒤집을 거야'라고 혼자 속으로 생각하는 순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굳이 꼽자면 지금 저한테는 배우로서 그렇게 만들고자 하는 야망이 있다"며 "사소한 부분에서도 지는 게 싫고, 관심 분야에서는 불리한 상황이 되더라도 표정으로 드러내지 않고 머리를 엄청 굴려서 참고 참은 다음에 뒤집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이다윗은 장근원에 대한 이호진의 복수 장면에 대해 "아쉬웠다. 현장 가서 우유부터 찾았는데"라고 너스레를 떨며 웃기도 했다. 그는 실제로 울컥했던 점을 강조하며 "마지막엔 감독님이 '감옥 나오면서 살짝 웃어보자'고 하셨다. 실제로 웃는 장면을 보니 살짝 통쾌했다"고 덧붙였다. 

[사진=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다윗.

원작과의 비교나 캐릭터와의 비슷한 모습을 떠나 이호진은 이다윗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처음으로 화이트칼라의 엘리트 캐릭터를 소화했기 때문. 양복을 갖춰 입고 머리를 넘기는 등의 스타일도 '이태원 클라쓰'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었단다.

또한 그는 캐스팅 전 김성윤 감독과 만나 미팅할 때에도 원작 웹툰을 보면서 자신이 할 만한 캐릭터를 전혀 찾지 못했다. 이다윗은 "감독님이랑 미팅할 때 워낙 친하기도 해서 '저를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이호진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 처음엔 겁이 너무 났다. 박새로이 친구인데 나이가 고등학생부터 한참 튀는데 내가 '친구' 느낌을 낼 수 있을지 걱정했다. '형, 동생처럼 보이면 어떡하나' 걱정이 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종영 결과, 이다윗의 연기나 이호진에 대한 혹평은 없었다. 학교폭력에 시달린 피해 학생의 모습부터 복수에 성공한 엘리트 펀드매니저는 물론 박서준 등과의 호흡도 자연스러웠기 때문. 다만 이다윗은 "뭔가를 딱히 자신있게 잘해냈다고 발하긴 좀 그렇다"며 겸연쩍어 했고 "보시는 분들이 어색하지 않게 봐주셨다면 그게 좋은 것 같다"고 겸손하게 호평을 받아들였다. 또한 김성윤 감독과의 대화를 언급하며 "감독님한테 '이 작품 하길 잘 한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진=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다윗.

2003년 '무인시대'로 데뷔한 이래 연기 경력만 17년. 프로이자 베테랑이라고 할 만한 시간이지만 이다윗은 "'20대는 베이스를 쌓는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에 어떤 장르나 캐릭터에 대해서도 선호도나 제한을 두지 않았다. 그는 "'뭐가 됐든 다 먹어치우자'는 생각"이라며 "닥치는 대로, 할 수 있는 거라면 다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다윗은 '이태원 클라쓰'에 얽힌 다양한 순간들을 간직하고 있었다. 이호진의 성장을 보고 느끼는 바를 보내준 팬들의 DM(SNS 다이렉트 메시지)에서 "조금 더 정갈하게 해볼 걸"이라는 반성을 찾기도 하고, 최근의 '한방'에 대해 지난해 9월 '이태원 클라쓰' 팀과 함께 한 야유회에서 마피아 게임을 승리했던 순간을 언급하기도 했다. 연기가 대중에게 다가가는 순간과 사람들 사이에서 어울리는 유쾌한 모습까지 성숙한 어른의 모습과 소년의 풋풋함을 아우르는 그의 모습이 다음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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