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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도쿄올림픽 조직위, 개막 연기 준비 조용히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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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3-23 06:00:00 수정 : 2020-03-22 20: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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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2주 연속 집행위 예정 이례적… 연기 수순 밟나 / 코로나 사태 안이한 대처 비난에 / 대회 취소·연기 방안 논의 전망도 / 바흐 위원장 오락가락 행보 눈총 / 트럼프 “아베 총리가 곧 결정할 것” / 브라질·노르웨이 NOC, 결단 촉구 / 美 육상협회·수영연맹 한목소리
그리스에서 채화된 2020 도쿄올림픽 성화가 일본 전역을 돌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코로나19의 확산에도 많은 사람이 미야기현 센다이에 전시된 성화를 보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센다이=AP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17∼19일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 IOC 선수위원을 비롯한 전 세계 선수 대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와 연쇄 화상회의를 가졌다. 이 회의는 이들의 의견 수렴보다는 그 전에 소집된 집행위원회에서 결정한 2020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 추진에 방점을 찍는 IOC 가이드라인을 강조하고 내부 단속에 나서는 자리였다.

하지만 후폭풍은 거셌다. 하루가 다르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심화되고 있는데 IOC가 너무 안이한 사고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결국 IOC는 이번 주 내 다시 한 번 집행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이례적으로 2주 연속 집행위가 열림에 따라 IOC가 상황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해 기존 입장을 버리고 도쿄올림픽 개최 또는 연기나 취소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22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올림픽 개막 연기 준비에 조용히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조직위와 가까운 익명의 한 관리는 “올림픽 연기를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마침내 받았다”면서 “연기 시점에 따른 비용 평가를 고려해 플랜 B, C, D 등 다양한 대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정상 개최 의지를 밝혀온 일본 정부와 도쿄조직위가 현실적인 대안 수립 쪽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올림픽을 제때 열지 못하면 도쿄조직위와 일본 정부는 TV 중계권료를 비롯해 후원사들의 각종 지원 비용, 인건비, 광고비 등 51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런 비용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조직위는 올림픽을 연기하면 언제 여는 게 좋은지 연구에 들어간 셈이다.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 응한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올림픽 연기 시기를 두고 한 달 또는 45일 연기, 1∼2년 연기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 관련 질문이 나오자 예정대로 여름에 개최할지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달려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아베 (신조) 총리는 큰 결정을 해야 한다”며 “그들(일본)은 내가 이제껏 본 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을 만들었고, 이미 모든 준비가 돼 있다. 흠잡을 데 없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에게 ‘이건 당신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한 뒤 “나는 그가 곧 결정할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나는 내가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분명히 연기, 아마 내년으로 연기하는 것을 포함한 선택지가 있다”며 “그것은 전적으로 그들에게 달려 있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한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개최한 브라질올림픽위원회가 IOC에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공식 제안한 가운데 노르웨이올림픽위원회, 슬로베니아·콜롬비아 올림픽위원장은 물론 미국육상협회와 수영연맹, 영국육상연맹 등 올림픽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각 나라 종목 연맹마저 22일 현재 올림픽 연기를 강하게 촉구했다. 이들은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 보장이 가장 중요하며, 훈련장을 찾지 못한 선수들이 올림픽에 걸맞은 실력을 준비할 수 없어 올해 올림픽을 제대로 치르기가 어렵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0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다른 시나리오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가 22일 독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는 “올림픽은 주말 축구경기처럼 연기 못한다”며 강행입장을 내놓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비판받고 있다. 또한 일본은 그리스에서 채화된 올림픽 성화의 전국 일주를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미야기현 센다이에서 열린 성화봉송 행사에 무려 5만명의 군중이 몰리도록 방치해 코로나 확산 방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송용준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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