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시한폭탄 '회사채 부실'을 어쩌나..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2020. 3. 23.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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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난에 봉착한 기업들의 회사채 부실이 글로벌 경제에 뇌관으로 떠올랐다.

무디스는 투자적격등급(IG) 회사채의 10%가량이 디폴트(부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문제는 투자적격 중 등급이 가장 낮은 BBB 회사채가 기업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투기등급 강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특히 투자등급 회사채가 디폴트에 빠질 확률이 1년 전의 2.4%에서 10% 수준으로 4배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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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투기등급 채권 금리 3배 폭등.. 이번달 국내 발행액도 절반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난에 봉착한 기업들의 회사채 부실이 글로벌 경제에 뇌관으로 떠올랐다. 무디스는 투자적격등급(IG) 회사채의 10%가량이 디폴트(부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코로나19가 단기에 안정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회사채 시장 경색→기업 부도 및 파산→실업 폭증→경기 침체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2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9일 미국 하이일드(투기 등급) 채권 금리(수익률)는 9.76%로 한 달 전의 3.44%에 비해 약 3배 올랐다.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 기업의 회사채 금리는 7.60%에서 22.70%로 폭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15.48%를 넘어선 사상 최고치다. 현금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의 환매 러시로 하이일드 채권펀드에서 한 달간 237억 달러가 빠져나가 지난해 연간 순유입액 232억2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투자적격등급 회사채의 가산금리도 0.96%에서 3.27%로 3배 이상 급등했다. 최근 24거래일 가운데 12일 동안 미 회사채 발행 창구가 닫혔는데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14일 연속으로 발행 창구가 폐쇄된 이래 처음이다.

국내 회사채 시장도 심각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의 전체 순발행액은 1조73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발행액이 3조16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 20일 신용등급 ‘AA-’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뺀 가산금리는 0.838% 포인트로 2012년 2월 6일(0.850% 포인트) 이후 8년여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모두 실물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많은 기업이 현금 유동성 고갈과 디폴트 위험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글로벌 회사채 발행 잔액은 13조5000억 달러로 2008~2019년 연평균 1조8000억 달러씩 발행돼 금융위기 전인 2000~2007년(연평균 8790억 달러)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투기등급 발행 비중은 금융위기 이후 연간 20%씩 늘어 2019년 말 현재 잔액 비중이 44%나 된다.

문제는 투자적격 중 등급이 가장 낮은 BBB 회사채가 기업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투기등급 강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투자적격 회사채 가운데 BBB 비중은 연간 평균 38.9%에서 44.6%로 지난해에만 51%(3조8000억달러)로 불어났다. 금융위기 직후 국제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의 연간 투기등급 강등 비율인 6.8%를 적용할 경우 2611억 달러 규모의 BBB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10여년 동안의 저금리 덕에 과잉 차입을 해온 기업의 부실 위험이 코로나19에 의해 드러날 수 있는 셈이다.

무디스는 특히 투자등급 회사채가 디폴트에 빠질 확률이 1년 전의 2.4%에서 10% 수준으로 4배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신용평가사들이 경기 확장기에 신용등급을 부풀렸다가 경기 침체기에 급격히 하향 조정하는 것도 회사채 시장 위험요인이다.

애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트는 “현 상황에서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은 통화정책보다 바이러스 확산이 억제되는 모습과 공격적인 재정정책 집행”이라고 진단했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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