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자전거를?..'코로나19' 여파에 운동스타일도 달라져

양종구 기자 2020. 3. 20. 18: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이클 마니아' 김건수 씨(6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로 집에서 자전거를 탄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운동을 즐기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는 "평소 주중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밤에 야외에 나가기 쉽지 않아 장비를 마련했는데 코로나19가 터진 뒤로는 평일엔 실내자전거 타기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이클 마니아’ 김건수 씨는 요즘 집에서 고정식 롤러에 사이클을 연결해 달리고 있다. 주말에는 야외로 나가기도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사라질 때까지는 가급적 실내에서 조심해서 운동할 생각이다. 김건수 씨 제공.
‘사이클 마니아’ 김건수 씨(6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로 집에서 자전거를 탄다. 고정식 롤러에 사이클을 연결하고 TV를 시청하면서 평균 70~100km 정도를 달린다. 주말이면 야외로 나가 100km 정도 달리지만 사람이 많은 곳은 가급적이면 피한다. “건강을 위해서 하는 운동인데 병에 걸려서야 되겠나”라는 심정에서 조심하고 있다는 김 씨는 “당분간은 이런 식으로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운동을 즐기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야외에서 즐기던 자전거 타기를 실내에서 홀로 하거나 대면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운동을 선호하고 있다.

회사원 김정헌 씨는 평일엔 퇴근 후 스마트 롤러에 사이클을 연결해 달리고 있다. 주말엔 동호회 회원들과 야외로 나간다. 그는 “사이클은 혼자 타는 대표적인 비대면 스포츠라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낮다”고 강조한다. 김정헌 씨 제공.

글로벌 물류 기업 판토스에 다니는 김정헌 씨(39)는 퇴근한 뒤 집에서 스마트롤러에 사이클을 연결해 달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는 “평소 주중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밤에 야외에 나가기 쉽지 않아 장비를 마련했는데 코로나19가 터진 뒤로는 평일엔 실내자전거 타기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자전거 시뮬레이션 앱인 ‘즈위프트’를 설치했다. 자전거에 센서를 달고 컴퓨터나 모니터에 연결한 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전 세계 이용자들과 온라인으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혼자서 탈 때의 심심함을 전혀 느낄 수 없고,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주말엔 동호회 회원들과 야외에서 탄다. 그는 “자전거는 떨어져서 혼자 타는 대표적인 비대면 스포츠다. 또 빨리 달리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린 위험이 작다”고 강조했다.

회사원 구세미 씨는 지난해부터 달리기에 빠져 있다. 최근엔 6년간 추던 탱고와 살사를 잠시 쉬고 매주 3차례 달리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구세미 씨 제공.

네오게임즈 마케팅 담당 구세미 씨(33)는 요즘 달리기에 재미를 붙였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수영과 복싱, 카포에이라를 즐기던 만능 스포츠 우먼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탱고 살사 등 운동량이 많은 춤을 즐겼지만 최근에는 달리기만 한다. “지난해 12월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산타 복장을 하고 달린 산타런 5km를 완주하면서 재미를 붙이게 됐다”는 구 씨는 “여러 장점이 많지만 무엇보다 요즘 같은 시기에 대면 접촉을 피할 수 있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동호회나 친구들과 함께 달리기를 즐기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에도 적당한 거리 유지에 신경을 쓴다. 그는 “5월 달리기를 하고 사이클을 타는 듀애슬론 대회에 신청했다”며 “최근 모든 대회가 취소돼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대회를 위해 열심히 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불안에 떨기보다는 힘차게 운동해야 더 활기차게 살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 마니아’ 오세진 작가는 산을 오르내리며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3개월간 산을 탈 사람들을 모아 산행을 할 예정이다. 오세진 작가 제공.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 마니아 오세진 작가(39)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느닷없는 마주침! 우리 삼 개월만 만나볼래요?’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食補)보다 행보(行步)가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즉,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게 낫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움직이고 걷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즘 개인 건강과 면역력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몸이 고장 나면 삶도 무너진다고 하지요. 등산과 트레일러닝이 제가 가장 선호하고 즐기는 운동이에요. 우리 3개월간 자연과 함께 운동하며 책을 읽는 것은 어떨까요?’

글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10명 정도 모집을 기대하고 올린 글에 목표를 훌쩍 넘는 신청자가 이어지면서 하루 만에 글을 내려야 했다. 결국 18명으로 모임을 꾸린 그는 이달 22일 서울 석촌호수를 걷는 것을 시작으로 3개월간의 ‘사색 및 산행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오 작가는 “혼자 산에 오르고 달리다가 함께할 사람들을 찾았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며 “그만큼 코로나19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