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케이팝신은 끝 모를 혹한기!
아이즈 ize 글 김윤하(대중음악평론가)
4월은 잔인한 달이라지만 올해만큼은 그 정의가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2020년 3월은 가요계, 특히 케이팝신에 역대 잔인한 달 기록을 연일 경신중이다.
지난 2월28일 전해진 방탄소년단의 ‘BTS 맵 오브 더 솔 투어 - 서울(BTS MAP OF THE SOUL - SEOUL)’ 공연 취소 소식은 끝을 알 수 없는 혹한기의 정점을 찍었다. 새 앨범 'MAP OF THE SOUL : 7]'발매에 맞춰 개최되는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오는 4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해당 공연은 세계 각국에서 모일 20여 만 명의 관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스페인, 일본 등 전세계를 아우르던 향후 투어 일정 역시 바이러스 확산세로 인해 무엇도 확언할 수 없게 되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건 방탄소년단뿐만이 아니다. 최근 해외를 빼고는 기본적인 활동 계획을 세울 수 조차 없게 된 케이팝신은 업계 안팎으로 쏟아지는 취소와 연기 소식에 몸살을 앓고 있다. SM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태민, 슈퍼주니어, 레드벨벳, NCT드림 등의 국내와 일본 공연을 연기, 취소했다. 추후 일정은 모두 미정인 상태다. JYP 엔터테인먼트 역시 트와이스와 갓세븐, 스트레이키즈의 월드투어 일정을 연기, 취소했다. 트와이스의 공연은 피날레 개념의 공연이었지만 갓세븐과 스트레이키즈의 경우는 투어가 한창 진행되던 중으로 피해가 컸다. 갓세븐은 방콕, 싱가포르, 마카오, 타이베이 공연 연기와 함께 쿠알라룸푸르 공연은 완전히 취소하는 것으로, 스트레이키즈는 5월 예정이었던 유럽투어를 전면 취소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외에도 YG엔터테인먼트는 위너의 싱가포르 공연을 취소했고, WM엔터테인먼트는 5월로 예정했던 온앤오프(ONF)의 라틴 투어를 무기한 연기했다.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들이 거듭 이어지는 가운데 케이팝을 둘러싼 풍경도 다양하게 바뀌었다. 앞서 공연이 취소된 위너나 최근 정규 2집으로 컴백한 음반 발매 쇼케이스와 음악방송 녹화 방식도 현격히 달라졌다. 일반적으로 기자와 팬들을 관객으로 열렸던 공연형 쇼케이스는 지난 2월부터 온라인 실시간 중계 형식으로 대부분 전환되었다. 음악 프로그램들 역시 해당 가수의 팬들과 무대를 함께 녹화 하던 사전 녹화 시스템에서 관객을 없앴다. 팬들의 함성과 응원법이 없는 카메라 리허설 같은 녹화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팬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팬사인회는 피해가 가장 큰 이벤트다. 상당한 금액의 음반 판매수익 손실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기획사가 이미 잡힌 일정을 취소하거나 아예 일정을 잡고 있지 않는 가운데 상상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도 등장했다. 티오피미디어의 신인 아이돌 그룹 MCND는 'Meet & Call’이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통해 팬들과 직접 만나는 대신 카카오 영상통화(페이스톡)을 통해 멤버 한 사람 한 사람과 팬이 개별 영상통화를 하는 팬사인회를 기획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의 결과였을까, 이들은 데뷔 3주만에 ‘엠카운트다운’ 1위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또 다른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세계적인 확산과 함께 이러한 변화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작금의 현실이 케이팝신에 전한 가장 큰 교훈은 이 산업이 사람과 사람 사이, 나라와 나라 사이에 한없이 가까이 자리한다는 점이다. 한국 대중음악 수출액의 대부분을 케이팝이 차지하고, 기획사 총 수익의 절반 이상을 투어가 책임지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기에 당장 눈앞의 이익과 수익에 대한 논의가 앞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재난에 가까운 전세계적 위기 상황을 단지 ‘케이팝의 위기’ 같은 단순한 도식으로 풀어내는 건 여러모로 나태하며 비생산적이다. 심지어 케이팝은 그 어떤 위기상황 가운데에서도 발 빠르게 다음을 준비하는 놀라운 탄력성과 유연성을 자랑하는 분야가 아니던가. ‘세계가 한국의 대중음악에 주목한다’거나 ‘음악으로 국경을 없앤다’는 공허한 외침들이 잦아든 지금, 케이팝과 사람, 나아가 세계와 호흡하는 케이팝에 대한 보다 차분하고 진지한 고찰이 이루어져야 할 때다.
김윤하(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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