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방향을 예측하려면 나스닥선물을 봐라.”

요즘 기관투자가는 물론 개인투자자도 매일 아침 참고하는 지수가 있다. 나스닥선물지수(Nasdaq 100 Futures)다. 과거에는 전날 저녁 뉴욕시장 움직임을 보고 당일 투자 방향을 결정했으나 요즘은 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증시 상황이 수시로 급변하면서 한국 기준으로 낮 시간에 거래되는 나스닥선물지수 움직임에 곧바로 코스피지수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전날 뉴욕증시가 급등했더라도 나스닥선물이 빠지면 코스피지수는 영락없이 하락한다. 사실상 나스닥선물지수와 실시간 동조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18일 코스피지수 움직임도 그랬다.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힘입어 다우지수(5.20%), 나스닥지수(6.23%)가 막판 반등했고, 뉴욕증시 마감 이후 열린 선물시장에서 나스닥선물도 상승세였다. 코스피지수는 여기에 영향받아 장 초반 상승세로 출발했다.

오후 2시까지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던 지수는 장 후반으로 가면서 급격히 밀렸다. 약세로 반전한 나스닥선물이 돌연 급락했기 때문이다. 나스닥선물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3시께 5% 가까이 급락해 일시 거래정지까지 갔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4.86% 급락했고, 강보합을 유지하던 일본 닛케이225지수(-1.68%) 등 주요 아시아 증시도 장 막판 하락 전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기업어음(CP) 매입 카드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며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괴력이 커 관련 뉴스가 실시간으로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