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님 우셨다" 약국서 행패에 협박까지..끝나지 않는 '마스크 대란'

김수완 2020. 3. 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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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수요 공급 문제로 마스크 5부제가 시행 중인 가운데 자신이 구매할 수 없는 날짜에 마스크를 달라며 협박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 씨는 약국에서 마스크를 달라고 했으나 'A 씨가 구입할 수 있는 날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진열대를 발로 차면서 소란을 피운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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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5부제' 시행 후 화풀이 범죄 증가
시민들 "처벌 강화해야"
경찰, 공적 마스크 판매처 순찰 강화
지난 6일 서울 종로5가 인근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이날부터 전국 약국에서는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이 구축돼 신분증을 제시해야 마스크 구매가 가능하다. 1인당 5매였던 구매한도는 1인당 2매로 줄었다./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마스크 수요 공급 문제로 마스크 5부제가 시행 중인 가운데 자신이 구매할 수 없는 날짜에 마스크를 달라며 협박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들은 "자칫 여러 사람이 다칠 수 있는데 경호 인력이라도 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약사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구매하러 나온 시민들도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공적 마스크 판매처를 중심으로 순찰 강화에 나섰다.

12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0분께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한 약국에서 50대 남성 A 씨가 약국 진열대를 발로 차고 행패를 부리고 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조사 결과 A 씨는 약국에서 마스크를 달라고 했으나 'A 씨가 구입할 수 있는 날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진열대를 발로 차면서 소란을 피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약국 진열대 위에 놓여있던 영양제 앰플 등 상품이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약국 앞에는 10여 명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경범죄처벌법을 적용하고 벌금 3만 원을 통보했다.

약사를 대상으로 한 화풀이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5부제 시행 첫날인 지난 9일에는 약국 직원에게 마스크를 내놓으라며 흉기로 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스크를 사러온 B(63) 씨는 이날 오후 5시30분께 광주시 한 약국에서 직원이 "마스크가 다 팔려서 없다"고 하자 낫을 들고 계속해서 마스크를 달라고 하는 등 위협한 혐의(특수협박)를 받고 있다. 다행히 직원은 다치지 않았으며, 약국 내 다른 손님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시 한 약국 앞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길게 줄서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마스크 판매 과정에 고충이 있어 약사가 울었다는 내용의 글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는 "동네 약국에서 마스크를 달라며 화내는 사람들이 많았다"라면서 "결국 약사님이 '앞으로 공적 마스크 안 받을 테니 오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흘리셨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약국들 너무 힘들어 보인다. 약사는 극한직업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공적 마스크 판매처에서 일어나는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대 직장인 C 씨는 "정해진 날짜가 있는데 왜 다른 날 와서 행패 부리는지 모르겠다"라면서 "떼쓴다고 없는 마스크가 생기는 건 아니지 않나. 몰상식한 인간들이 너무 많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힘든 건 알겠지만, 그걸 다른 사람한테 푸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코로나 때문에 다들 불안한데 이제 신변의 위협까지 당한다. 처벌 수위를 높여야 이런 범죄가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공적 마스크 수량이 너무 한정돼 있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D(36) 씨는 "수량은 적은데 사고 싶은 사람은 많다"라면서 "허탕을 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항의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약국이나 우체국 등이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지정되면서 화풀이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은 순찰 강화에 나섰다. 경찰청은 13일 전국 지구대와 파출소 관내 공적 마스크 판매처를 중심으로 112 순찰 강화 및 신고 시 신속 출동·대응 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적 마스크 판매처와 협의해 판매시간대에 순찰을 강화하고, 인근에 경찰 인력을 배치해 혼잡상황에 따른 질서 유지 및 불법행위 예방할 예정이다. 또 지구대와 파출소 인력 등 여건상 추가인력이 필요할 땐 방범순찰대 대원들을 지원받아 합동 근무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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