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2시에 안 팔아!"..판매시간 다른 약국들의 속사정

정한결 기자 2020. 3. 1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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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야, 2시에 판다고 하지 않았냐."

소규모 약국의 경우 마스크 판매로 업무 지장이 심해 한가한 시간에 팔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대형 프랜차이즈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고용해 입고 즉시 판매할 수 있지만 소형약국들은 추가 인력 고용이 어렵다.

경기도의 한 약사회는 약국별 판매시간을 취합해 보건소에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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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약국이 붙여 놓은 안내문. 약사들은 마스크 판매에 불만을 가진 고객에 폭언과 욕설을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 한다. /사진=정한결 기자


"XX야, 2시에 판다고 하지 않았냐."

지난 11일 제주시 한 약국에서 A씨는 약사에게 수차례 욕설과 고함을 질렀다. 공적 마스크가 기상악화로 오후 5시 이후 들어온다고 하자 욕설을 한 것이다. 결국 A씨는 업무방해 혐의로 검거됐다.

마스크 판매 시간이 문제로 떠오른다. 약국별로 마스크 입고와 판매 시간이 달라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모바일 서비스가 있지만 활용이 서툰 노인의 경우 약국 앞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판매 시간에 대한 문의와 불만이 늘자 지자체나 약사회 등은 자구책을 마련하는 형편이다. 소규모 약국의 경우 마스크 판매로 업무 지장이 심해 한가한 시간에 팔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공적 마스크 판매를 포기한 곳도 있다.
물량·배송 안정화됐지만…"인근 병원 문 닫아야, 마스크 판매 가능"
13일 서울시 구로구 소재 한 약국 앞에 마사크를 오후 6시 반 이후 판매한다는 공지가 붙었다. /사진=정한결 기자.
13일 서울 구로구의 한 지하철 인근에는 약국이 4곳 넘게 있지만 마스크 판매시각이 오전 8시, 오후 1시, 6시 등 제각각이다.

약국 별로 마스크 배송시간이 다른 것이 1차적인 원인이지만 배송시간이 같아도 각 약국의 사정에 따라 판매시간이 다른 경우도 많다.

구로구 한 약국의 A약사는 "우리 약국은 입고시간이 오전 10~11시인데 교통 상황에 따라 배송이 좀 늦을 뿐 비슷하다"면서 "업무 지장이 심각해 아침 8시부터 예약을 받아 배송 직후 빨리 치우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프랜차이즈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고용해 입고 즉시 판매할 수 있지만 소형약국들은 추가 인력 고용이 어렵다.

특히 약국은 인근 병원과 함께 영업을 하는데 마스크 판매로 조제약 환자들을 받기 어려운 형편이다. 또 판매 뿐만 아니라 매일 포장 단위 및 대형·소형 등 종류가 다르게 배송되는 마스크를 다시 뜯어 확인하고, 포장하는 것도 큰 일이다.

결국 소규모 약국은 병원 업무가 끝나는 오후 6시 이후로 판매 시간을 늦추고 있다. 강영우 약사(33)는 "오전에 도착한 마스크 250장을 혼자 재포장하고 분류하는데 꼬박 2시간이 걸렸다"며 "병원 업무가 끝난 뒤인 오후 6시30분쯤에야 팔 수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 해법 찾는 약국들, "재고 확보 시간 있었으면…아쉬움"
 공적마스크 판매처와 수량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 접속 지연으로 구매자 정보를 입력하지 못해 스마트폰 앱에서는 '충분'으로 표시되고 있다.이날 오전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한 시간여 동안 서버가 다운돼 앱을 보고 약국을 찾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 대란' 해결책으로 구 차원에서 판매시간을 통일했다. 동작구는 오후 1시, 양천구는 오후 6시 판매로 시간을 맞췄지만 타지역 약사들은 이를 일괄적으로 시행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정현 약사(38)는 "약국도 영세업이다"면서 "약국마다 서로 사정이 다른데 판매시각을 일괄적으로 정하면 매출에 영향을 끼쳐 반발이 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님들의 불만이 커서 다른 약국의 판매시간을 파악해 안내하는 약국까지 생겼다.

정부는 마스크 판매 현장 지원 인력을 파견한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약국들은 자구책을 찾아나서고 있다. 경기도의 한 약사회는 약국별 판매시간을 취합해 보건소에 공지했다.

정부의 성급한 결정이 영향을 줬다는 의견도 있다. 약국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5부제' 시작 전 주말에 판매를 잠시 멈추고 약국별로 재고를 확보할 시간을 줬다면 체계적인 판매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그날 들어온 마스크를 그날 해결하다보니 일이 꼬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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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hanj@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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