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럭무럭 잘 크는 한국축구 '보약'은 [스포츠 돋보기]

2020. 3. 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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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리그는 1~7부까지 있습니다. 1·2부 리그가 ‘프로’입니다. 1부(K리그1)에는 전북 현대·FC 서울 등 12개 팀이 속해 있고, 2부(K리그2)에는 부천 FC·서울 이랜드 등 10개 팀이 뜁니다.

축구 유망주 육성과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서 R리그를 정식 리그에 포함해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2017년 4월 부천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부천 FC(붉은 유니폼)와 서울 이랜드 간 R리그 경기 장면/부천FC제공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닌 그 어딘가에 ‘방치된’ 리그가 있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R리그’입니다. R은 ‘Reserve’, 후보를 뜻합니다. 1군에서 밀린 국내·외 선수, 20세 전후 어린 선수들이 함께 뜁니다. 그런데 R리그는 그동안 1군에서 밀린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주로 활용됐습니다. 23세 이하 국내 선수 출전이 원칙이지만 24세 이상도 5명까지 뛸 수 있습니다. 중계도 없고 관중도 극히 소수입니다. 벤치도 막내 코치가 지킵니다. 연습경기와 다를 게 없습니다.

최근 한국축구는 겹경사를 맞았습니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했고,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습니다. 선배들이 이루지 못한 위업입니다. K리그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 효과를 봤다는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2019 FIFA U-20 월드컵 대표선수 15명이, 2020 AFC U-23 챔피언십 멤버 18명이 K리그 소속입니다. 이들 중 리그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으며 뛴 선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도 있었습니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은 최근까지 R리그 운영법을 고민해왔습니다. 그들만의 리그가 된 R리그를 생존경쟁이 이뤄지는 정식 리그에 포함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지금은 R리그를 K리그3(3부리그)에 넣자는 의견이 힘을 얻었습니다. 올해 안으로 여러 선결과제를 해결한다고 합니다.

장신 공격수 오세훈(상주)은 2019 FIFA U-20 월드컵과 2020 AFC U-23 챔피언십에 모두 출전해 4골을 넣었습니다. 원소속 구단은 울산 현대(K리그1)입니다. 그는 2018년 울산에서 단 3경기만 뛰고는 아산(K리그2)으로 임대됐습니다. 오세훈은 지난해 전반기 K리그2에서 9경기(3골 2도움)를 소화했고, U-20 월드컵을 마친 뒤 21경기를 더 뛰었습니다. 2020 AFC U-23 챔피언십 대표 이동준(부산)·김진규(부산)·엄원상(광주)도 지난해 2부 팀에서 활약했습니다. 이동준은 2부리그 MVP였습니다. 2020 AFC U-23 챔피언십 최우수선수 원두재(울산)도 2017~2019년 일본프로축구 2부리그(J2) 아비스파 후쿠오카에서 뛰었습니다.

201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정우영(21)은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해 2군에서 뛰다가 다시 뮌헨으로 임대돼 지금 뮌헨 2군 소속입니다. 뮌헨 2군 팀은 독일 3부리그에서 속해 있습니다. FIFA U-20 월드컵 최우수선수 이강인(19)도 스페인 초기 2년 동안 발렌시아 2군 팀 소속으로 3부에서 뛰었습니다. 유망주에게는 이처럼 강호와 꾸준히 겨루는 실전 경험이 가장 필요합니다. R리그를 정식 리그에 넣는 협회와 연맹 간 대승적 합의, 눈앞의 성적·욕심을 버리고 미래 유망주를 하부리그로 보내는 프로구단의 결단, 하부리그도 마다하지 않은 젊은 선수의 도전정신, 그게 어린 선수들과 K리그, 한국축구를 몇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쓰디쓴 보약이 아닐까요.

김세훈 스포츠산업팀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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