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코로나19 양성 반려견 나왔다는데..우리 강아지 괜찮을까

2020. 3. 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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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8일 오전 경기도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한 강아지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스1


‘우리 강아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안전할까?’
‘우리 고양이가 바이러스를 옮기지는 않을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걱정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견이 ‘약한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이 반려견은 입과 코·항문 등에서 채취한 샘플로 검사를 받았으며, 코로나19 증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는 홍콩 농수산보호국(AFCD)에 격리돼 음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계속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3일(현지시간) CNN은 “당신의 애완동물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이들은 대체로 “반려동물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CNN은 보도에 등장한 강아지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감염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했다. 바이러스는 물체의 표면에 묻은 채로도 생존이 가능한데, 반려동물의 피부에 붙어 바이러스가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AFCD 역시 양성 판정을 받은 강아지가 감염된 것인지, 단지 바이러스에 오염된 것인지 시험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동물이 바이러스에 전염될 가능성도,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홍콩 평생동물보호자선단체(LAP)의 설립자 쉴라 맥클랜드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개나 고양이의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람은 개보다 문 손잡이를 통해 전염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홍콩 동물학대방지협회(SPCA) 소속 수의사 제인 그레이는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확산했을 때도 일부 고양이에게서 바이러스가 발견됐지만, 사람에게 이를 전파할 수 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이어 “개나 고양이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는 있지만,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와는 완전히 다른 종류일뿐만 아니라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사람이 감염될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개·고양이 등이 감염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염기서열이 다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동물을 격리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가치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관련 정보가 적은 신종 감염증과 동물이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관찰할 수 있는 기회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반려인들에게는 “반려동물을 만진 뒤에는 꼭 손을 씻으라”면서 “개에게 마스크를 씌우면 스트레스만 줄 수 있으니 정 걱정된다면 산책 후에 소독용 물티슈로 발을 닦아줘라”라고 조언했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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