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에 코로나 환자 100명 이송..그래도 1800여명 남아

백경서 2020. 3. 2. 11: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첫 생활치료센터인 중앙교육연수원
2일부터 경증환자 순차적으로 입소
특수 구급차 부족한 대구소방본부
일반구급차로 경증 환자 1:1 이송
1일 대구 동구 중앙교육연수원. 국내 첫 생활치료센터인 이곳에 2일부터 경증 환자들이 살게 된다. 방 내부 모습. 대구=백경서 기자

대구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집에서 대기 중인 환자 100명 2일 중앙교육연수원에 순차적으로 입소했다. 대구 동구 신암동의 중앙교육연수원은 병원이 아닌 곳에 경증 환자들을 모아 치료하는 국내 첫 생활치료센터다.

대구시와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부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인 환자를 중앙교육연수원으로 옮겼다. 입소 대상은 환자 중에서 입원 격리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증 환자 100명이다. 그동안엔 '병원에서만 치료할 수 있다'는 보건당국 지침 아래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며 격리돼 있었다. 중앙교육연수원은 총 160실로 1인 1실로 입실하기에 160명 수용이 가능하다.

대구 소방본부 관계자는 "달서구 두류정수장 쪽에 구급차와 소방대원들이 대기하다 중앙교육연수원에서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환자들을 옮겼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경증 환자들이 입소할 첫 생활치료센터인 대구 동구 신암동의 중앙교육연수원. 방 안 내부 모습. [사진 보건복지부]

환자 이송 방식은 소방대원 1명이 운전하는 구급차가 환자의 집으로 찾아가 최소한의 접촉으로 환자를 태우고 이동하는 방식이다. 대구시에서 입소 환자 명단을 소방본부로 통보하면 구급차가 환자 주소지로 간다.

소방대원이 구급차 뒷문을 연 뒤 환자에게 도착했다고 연락 하면 환자가 내려와 구급차에 탑승한다. 소방대원이 다시 문을 닫고 운전석에 탑승해 환자를 중앙교육연수원까지 이송한다. 대구소방본부에서는 일반 구급차 36대를 준비했고 추가 구급차를 확보 중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소방대원들이 대거 감염될 우려가 제기됐다. 대구 지역 내 음압 장비를 갖춘 특수 구급차가 현재 중증 환자를 실어나르고 있기 때문에 경증 환자의 경우 일반 구급차를 이용해야 해서다. 실제 700명이 넘는 감염자가 나온 일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에서는 환자를 옮기던 소방대원이 감염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소방대원의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급차마다 운전하는 소방대원 1명, 환자 1명만 탑승한다”며 “환자의 비말(침방울)을 차단할 수 있도록 운전석과 환자가 탑승한 곳 사이에 칸막이가 있다. 소방대원은 방호복을 착용하고, 구급차는 환자를 이송한 뒤 2번의 소독을 한다”고 했다.

환자들은 중앙교육연수원 창의관에 머문다. 4층 건물에 1~3층이 숙소로, 모두 160실이다. 환자들이 입소하기 전날인 1일 찾은 중앙교육연수원 창의관은 환자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건물 1층의 한 방에는 라면 6개, 2L 생수 12개, 세면도구 등 생활용품이 놓여 있었다.

방마다 개인 욕실과 더불어 1인용 소파와 냉장고·책상·TV·침대 등 가구·가전 제품도 구비돼 있다. 복도에는 코로나19 환자와 의료진이 사용할 이불, 음료수, 생활용품 등 박스가 쌓여 있었다. 환자들과 함께 거주하며 이들을 모니터링하고 치료할 의료진은 중앙교육연수원 수신관(60실)에서 생활한다.

1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정수장에 전국 각지에서 지원 나온 구급차들이 환자 이송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재난대책본부가 지난 1일 중앙교육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해 확진자 160명을 수용하겠다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지침'을 개정할 때 대구 지역 확진자 1661명이 입원 대기 상태였다. 2일 추가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대기 중인 160명을 중앙교육연수원에 수용해도 1871명이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할 형편이다. 입원 대기자가 전날보다 오히려 210명 늘어난 셈이다. 이날 현재 대구 지역 확진자는 3081명이다.

대구시와 보건당국은 추가 생활치료센터 확보에 나섰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일 브리핑에서 “삼성인재개발원 영덕연수원, 농협경주교육원, 문경 서울대병원인재원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추가 확보했는데 총 717실 정도다”며 “코로나19 대응지침을 변경해 중증 이상의 환자는 병원 치료를 받고, 경증 환자는 공공연수원에서 치료하는 방침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추가 센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