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생충' 옥에 티 될까 걱정했는데 뿌듯..옥주현, 너무 좋아해" [엑's 인터뷰④]

김현정 2020. 2. 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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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③에 이어) 뮤지컬 배우 이지혜는 영화 ‘기생충’ 출연 후 사돈의 팔촌까지 연락 온다는 말을 경험했다며 웃어 보였다.

현재 뮤지컬 '레베카'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나(I) 역할로 출연하는 등 뮤지컬 배우로 활약해온 이지혜는 1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화제작 ‘기생충’의 일원이 됐다. 연교(조여정 분)의 아들 다송(정현준)의 생일파티에 성악가로 등장했다. 영화에서 풍부한 성량을 뽐내며 직접 선곡한 오페라 로델린다 중 '나의 사랑하는 이여(Mio caro bene)'를 불렀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수상한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요. 뭉클하고 울컥했죠. 초등학교 동창들이나 저를 몰랐던 분들도 영화를 잘 봤다고 해주더라고요. 매체가 가진 특성상 대중성이 커서 파급효과가 있었어요. 크레딧에 있는 많은 이름을 보면서 나도 저기에 있구나, 감사했죠.”

‘기생충’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골든글로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했고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개의 트로피를 받았다. 자신이 자칫 옥에 티가 될까 봐 걱정했지만 영화를 본 뒤 뿌듯한 감정이 들었단다.

“중반부를 볼 때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감독님의 작품에 출연해 감사했는데 보면 볼수록 제가 나와서가 아니라 너무 훌륭한 작품인 거예요. 내가 나와서 방해되겠다 싶을 정도로 부끄러워졌어요. 잠깐 지나는 거지만 옥에 티가 될까 봐 무서워서 엄청 긴장했죠. 상황이 절정에 치닫고 중간에 (조)여정 언니가 장 보면서 전화하는 신에서 노래를 따라 하는 장면이 있어요. 언니의 대사가 나온 순간부터 숨도 못 쉬고 봤죠. 다행히 어색하지 않게 잘 지나가더라고요. 상황에 맞물려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뿌듯했죠.”

‘기생충’의 주연 배우인 조여정과는 절친한 사이다. 최근 조여정, 옥주현과 함께 생일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여정 언니가 (옥)주현 언니를 통해 공연을 몇 번 보러 와주시고 운동도 같이하고 많이 만나요. 언니가 봉준호 감독님 영화에 캐스팅됐다고 해서 축하드린다고 한 건 기억하는데 그 이후에는 잊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기생충’ 오디션이 들어왔을 때는 여정 언니 영화인지 몰랐죠. 오디션에 합격하고 나서 같이 하게 된 것이 신기했어요. 여정 언니가 대본을 처음 읽을 때 연교가 친구에게 성악곡을 부탁한다는 지문을 보면서 ‘나라면 누굴 불렀을까. 성악가 지혜는 어떨까’라고 했다더라고요. 소름이 돋았죠.”


옥주현과는 2017년부터 같은 소속사인 포트럭 주식회사에 몸담고 있다. 당시 옥주현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자청할 정도로 이지혜에게 애정을 보였다. 현재 뮤지컬 ‘레베카’에서 나(I)와 댄버스 부인 역할로 함께 출연 중이다. 옥주현은 SNS에 이지혜의 ‘기생충’ 출연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글을 게재하는 등 후배 이지혜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기생충’에 친한 여정 언니도 나오고 저도 나와서 주현 언니가 너무 좋아했어요. 아카데미에서 4관왕을 하고 나서도 어느 인터뷰에서도 ‘기생충’ 얘기를 한 적이 없거든요. 봉준호 감독님에게 추천한 곡을 부르게 된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한다면서 글을 올리셨어요.

주현 언니와는 과거에 ‘스위니토드’로 만나서 알고 있었고 전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될 시점에 언니가 먼저 제안해줬어요. 언니가 최선을 다해 (노하우를) 알려주려고 하는데 제가 받아먹지 못해요. (웃음) 이론은 알지만 너무 힘든 거죠. 언니도 그렇게 되기까지 수년을 채찍질하며 단련시켰을 텐데 저도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최선을 다해 주입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만큼 받아들이지 못해서 죄송하고 감사해요. 내가 선배가 되면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해요. 아직은 모르겠어요. 제가 많이 노력해서 언니의 경지에 비슷하게라도 간다면 언니처럼 후배에게 아낌없이 주는 훌륭한 선배가 되고 싶어요.”


중앙대학교 성악학과를 졸업한 이지혜는 2012년 ‘지킬 앤 하이드’에서 엠마 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드라큘라’, ‘스위니 토드’, ‘팬텀’, ‘레베카’ 등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그는 “운이 좋았다”며 겸손해했다.

“순수한 영혼의 성악도였고 뮤지컬이란 장르를 생각해본 적 없어요. 원래는 성악가를 꿈꾼 초등학생이었죠. 장래 희망에 조수미라고 썼고요. 다만 어릴 때부터 혼자 눈물 연기, 악역 연기, 화내는 연기를 하곤 했거든요. 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오페라를 연기하면서 갈증이 느껴졌어요. 뮤지컬을 보는데 대사도 있고 드라마처럼 화내기도 하고 애교 연기도 하고 재밌더라고요. 우연히 오디션을 보게 됐고 뮤지컬에 빠져들었죠. 엠마 역할에 완벽한 건 아니겠지만 데이빗 스완 연출님과 신춘수 대표님이 내제된 가능성을 봐줘서 가능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운이 좋았어요. 그때 신인을 뽑아야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캐스팅될 수 있던 거고요. 감사하고 잊을 수 없는 작품이죠.

제 안에 4차원적인 면이나 재밌는 부분이 많아요. ‘레베카’의 나(I)가 1막에서 감정을 쌓았다가 2막에서 터뜨리는 입체적인 역할이어서 재밌어요. 악역도 하고 싶고 다양한 역할을 시도하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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