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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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이지혜 "코로나19 안타까워, 마스크 쓰고 봐주는 관객들 감사"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0.02.27 13:56 / 기사수정 2020.02.27 13:5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뮤지컬 배우 이지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뮤지컬 ‘레베카’를 응원해주고 관람하는 관객에게 고마움을 내비쳤다.

“이런 일들이 생기면 문화 공연계가 힘들게 돼 안타까워요. 그래도 공연을 보러와 달라고 할 순 없는 건데 정말 감사하게도 마스크를 쓰고라도 와주세요. 답답할 텐데도 3시간 내내 봐주시죠. 객석이 흰 물결이고 장관이에요. 원래는 암전돼서 객석이 안 보이는데 흰 마스크는 다 보이더라고요. 가득 찬 느낌을 받았어요. 관객이 집중해주고 같이 호흡하는 느낌이랄까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최근에 다른 공연을 보면서 마스크를 3시간 착용했는데 호흡하기가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머리 아프고 답답한데 그 와중에도 보러와 주는 분들이 있어 저희 공연이 계속되는 거니 감사하죠. 얼른 이 사태가 진정돼서 일상으로 회복되길 바라요.”

코로나19 사태에도 주요 좌석이 매진된 ‘레베카’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전 부인인 레베카의 죽음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막심 드 윈터와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며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 사랑하는 막심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댄버스 부인과 맞서는 나(I)를 중심으로 맨덜리 저택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 가는 내용이다. 이지혜는 2017년에 이어 이번 시즌에서 나(I)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할 때 관객으로서 본 적 있어요. 직업이 뮤지컬 배우이다 보니 내가 저 역할을 하면 어떨까 대입하고 봐요. 관객으로서 즐기기 힘든데 ‘레베카’는 레베카가 어떻게 됐는지 너무 궁금하고 빨려 들어가 봤죠. 공연 후에 이히가 어떻게 했구나라는 생각보다는 레베카가 너무 매력적인 인물이고 댄버스는 멋있고 막심도 기억나더라고요. 이히는 이히가 나왔었지 이 정도였어요. 극이 너무 재밌어서 ‘레베카’ 제안을 받았을 때는 캐릭터에 대한 매력을 잘 못 느꼈어요. 

트리플캐스팅이길래 굳이 트리플로 가야 하나 했는데 이히가 등장하는 신이 많다고 해서 놀랐어요. 직접 그 인물이 돼 보면 많은데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부분이 많아서 객석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거예요. 이히를 어떻게 해석해야 내가 똑똑하게 내걸 챙겨갈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어떻게든 내 캐릭터를 돋보이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오산이더라고요. 입체적인 감정을 최대한의 리액션으로 받을 때 나(I)가 더 살아나는 걸 느꼈어요. 처음에는 캐릭터를 찾아가는 과정이 힘들었는데 해보니 매력 있고 재밌더라고요.”

‘레베카’의 하이라이트는 댄버스 부인과 나(I)가 360도 회전하는 발코니에서 부르는 2막 첫 장면일 터다. 나(I)에게 바다로 뛰어내리라고 위협하는 댄버스 부인과 공포에 떠는 나(I)가 폭발적 성량으로 함께 ‘레베카’를 열창, 긴장을 극대화한다. 

“이히의 자격지심, 의기소침하고 내제된 찌질함이 극에 달하는 순간이에요. 더 이상 갈 곳도 없고요. 댄버스의 우월감은 이히에게 오는 거잖아요. 이히가 내 생각대로 별 게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정말 바닥까지 내려가는 이히를 보면서 또 다른 우월감을 봤을 거예요. 이히에게 ‘차라리 죽어버리지 그래? 죽어야 할 사람은 레베카가 아니라 너야’라고 스스럼없이 하는 것도 이히 자신이 그렇게 느껴서 댄버스 부인도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이히도 아무 대꾸를 못하고요. 극명한 대비가 되면서 클라이맥스를 맞죠. 넘버도 강렬하고 우리나라에서만큼 이렇게 입체적으로 표현한 나라가 없더라고요. 무대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에요.

막심 드 윈터와 사랑에 빠진 나(I)가 갑작스럽게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그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부르는 ‘행복을 병속에 담는 법’도 빠뜨릴 수 없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이지혜의 청아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곡으로 최근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이히의 심경을 대변하는 곡 중에 유일하게 긴 서사를 얘기하는 곡이에요. 이히가 가진 순수성과 소녀스러움, 아직은 어리고 때 묻지 않은 면모를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이 행복을 느낄 수 있지? 다음에 또 느껴봐야겠다가 아니라 다음에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는 거예요. 이 행복이 사라지지 않게 병속에 담고 싶어 해요. 사랑스럽고 안타깝고 안아주고 싶은 내용이죠. 정말 그 나이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히가 30대였다면 연애도 겪고 순수함이 사라진 상태일 텐데 기껏 20, 21살이어서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아요. 이 노래를 부를 때 저의 스무 살을 떠올리면서 노래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EMK뮤지컬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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