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김사부, 이 농약 같은 아재를 어떡하지?

아이즈 ize 글 최재욱 기자 2020. 2. 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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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 불통의 시대다.

젊은 사람들은 인생 선배들을 '라떼 꼰대'로 몰며 소통을 피하고 중장년층은 젊은 세대들의 철저히 다른 가치관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상명하복 문화의 폐해를 몸소 겪었던 중장년층은 아무리 자신이 권위적이지 않다 자부해도 워라벨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문화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어른들은 젊은 세대들로부터 현재의 트렌드를 배워야 고인 물이 안 되고 젊은 사람들은 어른들의 노하우와 삶의 지혜를 배워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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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최재욱 기자

세대 간 불통의 시대다. 젊은 사람들은 인생 선배들을 ‘라떼 꼰대’로 몰며 소통을 피하고 중장년층은 젊은 세대들의 철저히 다른 가치관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상명하복 문화의 폐해를 몸소 겪었던 중장년층은 아무리 자신이 권위적이지 않다 자부해도 워라벨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문화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조직과 일을 위해서라면 개인적인 삶은 당연히 희생해온 자신들과 달리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의 모습에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다.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면 이해할 구석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건만 살기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의 문을 닫아가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인생은 혼자 살 수 없는 법. 어른들은 젊은 세대들로부터 현재의 트렌드를 배워야 고인 물이 안 되고 젊은 사람들은 어른들의 노하우와 삶의 지혜를 배워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은 항상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무용담을 늘어놓는 꼰대를 싫어할 따름이지 모든 어른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인생의 등대가 돼줄 멘토는 늘 찾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실에서 지표가 돼줄 만한 어른을 찾기 힘든 게 현실. 대중문화 콘텐츠 속 이상적인 멘토를 통해 대리만족감을 느끼곤 한다.


25일  끝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의 주인공인 외과의사 김사부(한석규)는 모두가 꿈꿀 만한 이상적인 멘토. 그 누구보다 의사로서 투철한 사명감을 지닌 천재적 외과의 김사부의 화수분 같은 무한매력에 젊은 세대부터 어른들까지 푹 빠져 있다.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천재적인 감각으로 ‘수술실’에서는 신의 경지에 올라 있는 김사부는 인간적으로도 한 번 빠지면 결코 헤어나올 수 없는 늪 같은 매력을 지닌 인물. 겉모습은 까칠하고 괴팍해 보이지만 속마음은 휴머니즘이 넘치고 따뜻하다. 요즘 또래 어른들과 달리 권위적인 면이  없고 선입견이나 편견은 절대 없는 열려 있는 사고의 소유자다.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자신의 일을 이 세상 무엇보다도 사랑하고 자신과 손발을 맞추는 동료들을 존중하고 존경한다. 현실에서 찾기 힘든 이상적인 인물인 김사부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훈훈한 위로를 받고 힐링을 경험했다. 이를 완벽히 소화해낸 한석규의 경지에 오른 연기력과 인간미가 합쳐져 이룬 결과다.

그러나 사실 완벽해 보이면서도 완벽하지 않은 게 김사부의 최대 매력. 찬찬히 뜯어보면 답답한 구석도 많다. 일 이외에는 자신의 개인적인 삶은 전혀 없어 보이는 워커홀릭이고 아픈 걸 숨기면서까지 일에 매달려 동료들을 걱정시키는 고집불통이다. 본인이 일에 미쳐 있기에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도 어쩔 수 없이 쉴 수 없고 늘 피곤하다. 또한 정은 얼마나 넘치도록 많은지. 예고도 없이 훅 하고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마음을 한번 터놓으면 결코 빠져나갈 수 없는 마성을 지녔다. 쉴 새 없이 발견되는 반전 매력에 대중은 김사부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이 농약 같은 아재 같으니라고. 

젊은 사람들이 김사부에 마음을 빼앗기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출중한 실력이다. 응급실과 수술실에서 훨훨 나는 김사부의 모습은 마치 마법사 같다. 후배의사 서우진(안효섭)은 처음에는 CT도 찍지 않고 직감으로 진단으로 내리는 김사부의 모습에 당황했지만 결국 그의 천재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많은 경험과 사례 연구로 쌓인 실력이란 걸 깨달은 것. 수술실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 생각 없이 도윤환 이사장(최진호)에게 매번 당하는 것처럼 보여 돌담병원 식구들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더니 마지막회 보니 이미 돌아가는 판을 다 읽고 대비책을 다 마련해두었다. 김사부에게는 처음부터 모든 계획이 있었던 것.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말보다 행동을 보여주는 상사를 만나기 힘든 게 사실. 실력 없는 상사들에게 실망한 경우는 누구나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신의 일을 완벽히 처리하며 철저한 프로의 면모를 보여주는 김사부의 모습은 아찔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김사부의 또 다른 필살기는 사람을 대한 태도. 누구도 판단하지 않고 똑같이 대한다. 자신에게 적대감을 가진 박원장(김주헌)에게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은 말 그대로 ‘김사부식 낭만’이다. 모든 갈등이 끝난 후 박원장에게 수술실을 맡기는 모습은 어처구니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낭만이 살아있기에 미소를 지으며 볼 수 있다. 그러나 삐뚤어지고 비열한 사람들에게는 다르다. 결코 물러서지 않고 통쾌한 일갈을 날리며 잘못된  점을 일깨워준다.  


김사부식 멘토링도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후배들을 대할 때 절대 답을 먼저 던져주지 않고 자신이 답을 찾도록 유독하고 격려해준다. 마지막회 본원에 돌아갈 기회가 생긴 차은재(이성경)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모습은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본원으로 갈 때와 돌담병원에 남았을 때 장단점을 각각 설명해주며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모습은 진정성이 느껴져 더욱 감동적이었다. 진정한 인생선배가 뭔지 알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본명 닥터 부용주, 김사부는 또 이렇게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덮혀주고 떠났다. 코로나 19로 전국민이 불안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방송된 마지막회 시청률은 무려 27.1%다. 김사부가 전한 낭만 가득한 휴머니즘은 따뜻한 치료제가 돼주었다. 그러면서 시즌3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을 갖게 만들었다. 벌써부터 거대그룹에서 독립한 돌담병원을 김사부가 어떻게 운영할지 궁금한 것. 돌담에 뿌리내린 박원장과는 어떤 케미를 발산할지, 또한 모난돌  프로젝트의 진행상황과  김사부와 박원장이 꿈꾼 광역 외상센터 설립은 가능할지도 보고 싶다. 인생의 멘토로 삼고 싶은 김사부를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만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최재욱기자 jwch69@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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