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에서 고생많아"..경찰서에 마스크·세정제·영양제 기부

'의료종사자 추정' 익명 중년 여성, 평택경찰서에 손편지든 박스 남기고 총총

(평택=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물품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시민이 경찰서에 마스크 등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주위에 훈훈함을 주고 있다.

익명의 시민이 경찰서에 건넨 방역물품 [평택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5일 오후 2시 20분쯤 경기 평택경찰서로 한 중년 여성이 커다란 상자 하나를 들고 나타났다.

이 여성은 경찰서 현관에서 만난 한 직원에게 이 상자를 전달한 뒤 곧장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직원이 여러차례 불렀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고 한다.

여성이 건넨 상자 안에는 직접 작성한 편지로 보이는 A4 용지와 보건용 마스크 200매, 대용량 손 세정제 3개, 영양제 등이 가득 담겨있었다.

편지에는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데 필요해서 평소에 조금씩 사두었던 물품"이라며 "저도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구하기 힘들어져서 이것밖에 드릴 수 없어 죄송하지만, '힘내시라'는 의미로 받아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26일 "편지 내용으로 미뤄봤을 때 기부자가 의료종사자로 추정되는데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렇게 다른 사람까지 생각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라며 "다만 청탁금지법 등에 따라 기부 물품 처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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