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리셔스 신혼부부들 분통.. "외교부 말 믿고 비행기 탔는데"

이환직 입력 2020. 2. 26. 11:56 수정 2020. 2. 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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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전까지 외교부와 항공사, 여행사에 입국 금지 여부를 문의했으나 '아직까지 결정된 게 없다'고만 했다. 그 말을 믿고 비행기를 탔는데 공항에서 입국 거부를 당해 돌아와야 했다."

이날 오전 10시 24분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만난 김모(34)씨 부부는 "월요일 오전 두바이에서 모리셔스로 가기 전에 다른 신혼부부들과 함께 여러 곳에 문의를 했으나 '입국 금지는 결정된 게 없고 체온 측정 정도 할 것이니 개별적으로 취소 여부를 결정하라'고 했다"라며 "그러나 모리셔스 공항에 도착하니 입국이 안 된다고 해서 5시간을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귀국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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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입국을 거부 당한 한국인 신혼부부들이 현지의 한 장소에 억류되고 있다. 독자 제공

“월요일 오전까지 외교부와 항공사, 여행사에 입국 금지 여부를 문의했으나 ‘아직까지 결정된 게 없다’고만 했다. 그 말을 믿고 비행기를 탔는데 공항에서 입국 거부를 당해 돌아와야 했다.”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에서 신혼여행을 즐기려다가 모리셔스 정부로부터 입국 제한 조치를 당한 한국인 신혼부부들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26일 오전 대한항공 KE952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오전 10시 24분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만난 김모(34)씨 부부는 “월요일 오전 두바이에서 모리셔스로 가기 전에 다른 신혼부부들과 함께 여러 곳에 문의를 했으나 ‘입국 금지는 결정된 게 없고 체온 측정 정도 할 것이니 개별적으로 취소 여부를 결정하라’고 했다”라며 “그러나 모리셔스 공항에 도착하니 입국이 안 된다고 해서 5시간을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귀국해야 했다”고 말했다.

다른 김모(30)씨 부부는 “모리셔스 공항에 도착해 출입국심사대에서 여권에 도장까지 받았는데 헬스케어(건강관리)라고 적혀있는 곳에서 한국인을 따로 빼더니 입국할 수 없다고 하더라”라며 “공항에서 6시간 가량 대기했는데 너무 춥고 배고팠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항공사와 여행사에 문의했더니 환불도 안 된다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 부부보다 하루 먼저 모리셔스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신혼부부 34명은 당국에 여권을 압수 당한 채 시설에 격리 조치됐다. 이들 가운데 4명은 이날 오전 KE952편으로 입국했으며 나머지 30명은 오후 4시 50분 인천공항에 도착 예정인 에미레이트항공 EK322편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귀국길에 오른 신혼부부 중에는 임신부도 포함됐다.

이날 KE952편으로 먼저 귀국한 2쌍 가운데 한쌍은 “모리셔스 공항에 도착해 출입국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데, 한국인은 따로 나오라고 하더니 여권을 가져가더라”라며 “2, 3시간이 지나서 입국이 거절돼 돌아가야 한다면서 우리 동의 없이 귀국 항공편 일정도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지 병원에 격리돼 있었는데,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 쉬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덧붙였다.

모리셔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한국인 관광객 입국을 금지하기로 결정하고 이 같은 사실을 지난 24일(현지시간) 주마다가스카르 한국대사관(모리셔스 겸임)에 통보했다.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모리셔스 정부는 한국으로부터 출발했거나 최근 14일 이내 한국에 체류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가 예고 없이 이뤄지면서 한국인 신혼부부들은 시설이나 공항에 대기하다 비행시간만 15시간 걸리는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마다가스카르 한국대사관은 모리셔스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고 영사를 모리셔스 현지에 급파했다. 그러나 입국을 거부 당해 모리셔스 공항 안에서 대기하다가 귀국길에 오른 신혼부부들은 대사관 관계자들을 만나보지도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신혼부부는 “정부 관계자들이 공항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물품도 준비했는데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영종도=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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