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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얼굴, 이성경

<낭만닥터 김사부 2>에서 내면의 두려움과 싸우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이성경. 그녀 안에 숨겨진 다양한 아름다움을 코스모가 포착했다.

프로필 by COSMOPOLITAN 2020.02.17
립 라네즈 레이어링 립 바 03호 젤러시 레드.

립 라네즈 레이어링 립 바 03호 젤러시 레드.

지난 인터뷰를 보면 이성경은 ‘처음’이라는 것에 의미 부여를 하는 사람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처음으로 <코스모폴리탄> 커버 모델이 된 소감을 묻고 싶어요.
‘처음’이라는 단어는 무척 설레고 특별하죠. 한편으론 처음이기 때문에 살짝 겁이 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오래된 인연이든 무엇이 됐든 처음이 있어야 그다음이 있고,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코스모폴리탄> 커버 모델이 된 지금도 같은 생각이에요. 유쾌하고 당당하면서 트렌디한 정보, 매력적인 화보가 가득한 잡지인 <코스모폴리탄>을 오랫동안 봐온 독자였던 터라 커버 작업을 하면서 더 즐거웠어요.
 
<낭만닥터 김사부 2>가 20%대의 높은 시청률로 방영 중이에요. 한창 촬영하느라 바쁘고 지치긴 해도, 시청률로 보상받는다는 기분도 들 것 같아요.
사실 시청률은 제 의지와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덤덤하고 얼떨떨해요. 물론 큰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죠. 그만큼 이 작품을 사랑하고 기다려주신 분이 많다는 의미일 테니까요. 전 시즌에 없는 새로운 캐릭터인 ‘차은재’로 합류한 만큼 작품에 해가 되지 않고 잘 스며들 수 있길 바랐어요. 너무 과분한 사랑과 응원에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정말 감사하게 촬영하고 있어요.
 
 
 
기존에 관계가 있던 인물들 사이에 새로운 인물로 합류하는 거라서 부담감도 컸을 것 같아요. 또한 전작의 흥행, 출연했던 배우 등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어땠어요?
감독님, 작가님 그리고 전작부터 돌담병원 속 인물을 연기한 선배님들이 그야말로 명불허전, 최고의 분들이라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죠. 잘해내야 한다는 생각은 당연히  했고요. 하지만 그런 부담감을 의식하기보단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려 애썼어요. 그게 이 작품에서 제가 해야 할 몫이라 생각했고요. 따뜻한 작품을 많이 하셨던 작가님께서 사람들에게 응원받고 성장할 수 있는 캐릭터 ‘차은재’를 워낙 잘 써주셨고, 감독님, 스태프분들이 ‘은재’라는 캐릭터를 제가 잘 만들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죠. 게다가 멋진 연기자 선배님들 덕분에 매 순간 많이 배우고 있어요. 그분들과 함께 작품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꿈만 같아요.
 
<낭만닥터 김사부 2>는 <닥터스> 이후 두 번째로 출연한 메디컬 드라마예요.
다른 것보다 이번 작품의 ‘차은재’는 성장의 폭이 뚜렷하게 보이는 인물이라 좋았어요. 그리고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역할을 연기할 때는 늘 재미있고 즐거워요. 앞으로 다시 해도 좋을 만큼 말이죠. 사실 이전 작품에서는 극적이라고 할 만큼 성향, 나이, 외모 다 다른 캐릭터를 맡았어요. 그래서 캐릭터의 변화보다는 연기에 깊이가 생기고 발전하는 것이 저에겐 더 중요한 숙제였죠. 그런데 이번에 선배님들과 작업하면서 배우로서 고민했던 많은 부분이 조금씩 해소되는 것 같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잡힌 것 같아요. 아마 다른 배우들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전작과 같은 장르, 같은 직업의 역할이라도 표현하는 인물과 그 인물이 살아가는 삶은 분명 다를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저는 장르보다는 캐릭터와 작품 자체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립 라네즈 레이어링 립 바 06호 얼루어링 레드.

립 라네즈 레이어링 립 바 06호 얼루어링 레드.

드라마 초반에 ‘차은재’는 1등 만능주의자로, 필기는 강하지만 실기엔 취약한 인물로 그려져요. 완벽하지만 허점과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죠. 차갑지만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 인물이고요. 실제로 이성경 씨와 공통점이나 다른 점이 있어요?
‘은재’는 청춘이라면 누구나 거치는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 같아요. 열정이 가득하고 성실한 친구죠. 그렇지만 세상은 ‘은재’가 준비한 대로 맞춰주지 않아 예상치 못한 난관과 한계에 부딪히면서 좌절도 하고, 아파하지만 그 과정에서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 치유되고 변화해요. 그리고 그렇게 성장하면서 더 자유로워져요. 그 자유로움은 ‘은재’에게 여유와 넓은 마음을 가지게 해주는 것 같아요. 거대병원에서 돌담병원으로 오면서 ‘알깨기’를 하고 세상에 나와 진짜 자신의 삶을 찾게 되죠. ‘은재’를 연기하면서 저 역시 같은 청춘으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저도 ‘은재’처럼 그 시기를 지나왔고, 또 그 과정에 있으니깐요. 다른 점은 제가 ‘은재’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거예요. 맏딸이라 그런지 생각이 많은 편이거든요. 하하.
 
‘은재’는 ‘김사부’(한석규)나 ‘서우진’(안효섭) 등과 관계를 맺을 때 처음엔 마음을 닫고, 아주 천천히 마음의 문을 여는 편이에요. 실제로 이성경 씨는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요?
어렸을 때부터 새침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오해는 물론이고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일부러 더 망가져 상대를 웃기는 방법으로 다가갔던 것 같아요. 그게 지금의 성격이 됐죠. 특히 일할 때는 제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상대가 다가오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아니까, 더 노력하는 편이에요. 제 오래된 친구들 대부분이 긍정적이에요. 덕분에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마음이 치유되고 힘을 얻게 되죠.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아 감사해요
 
 
 
드라마를 보면서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매 순간 생명을 살리는 것으로 스스로의 실력과 존재를 입증해야 하잖아요. 성격은 다르지만 어떻게 보면 배우 역시 대중에게 시험받고, 증명하는 직업이죠.

극 중에 나오는 의사마다 신념이 달라요. 사람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지, 개인의 명예나 권력이 중요한지, 안전한 결과가 중요한지 등 저마다 다양한 기준과 목적이 있죠. 배우 역시 기본적인 생각과 고민은 비슷할지 몰라도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기준은 다 다른 것 같아요. 매 순간 어떤 결정을 내리고, 그 이유와 기준이 무엇인지를 점검하다 보면 고민의 답이 빨리 나오더라고요. 답을 향해 나아갈 용기와 바른 기준, 단단한 중심을 가지는 게 가장 어렵고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 역시 무엇을 하든 늘 바른 기준을 세워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죠.


그 기준은 뭔가요?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 편이에요?
선택하는 목적, 그 목적을 선택하게 된 동기, 그 동기를 가지게 된 이유를 하나씩 생각해봐요. 모두 다 연결돼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도 중요하지만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 가장 지혜로운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죠. 답이 나오지 않는데 마음이 계속 불편하면 선택을 아예 하지 않아요.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으니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후회 없이 기쁘게 살고 싶어요.


진부하지만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며 해피 엔딩을 꿈꾸는 것처럼 이성경 씨도 꿈꾸는 낭만이 있어요?
지금은 화보를 찍을 때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지만 예전에는 필름카메라나 폴라로이드로 찍었다는 얘길 듣고 “정말 낭만적이다”라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사실 그 당시에는 그게 낭만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하하. 이렇게 지나온 것을 추억하는 것도 낭만이지만 저는 ‘지금 이 순간’들이 낭만이라 생각하고 감사함을 느끼려 해요. 지나칠 수 있는 소소한 모든 것이 내가 주인공인 영화에선 다 근사하고 낭만적일 수 있잖아요. 내가 만들어가는 모든 낭만적인 순간을 특별하고 소중하게 대하고 싶어요.
 
화이트 셔츠에 베이지 재킷, 딥한 립스틱까지. 베이식한 아이템만으로도 시크함이 완성된다. 립 라네즈 레이어링 립 바 15호 샤이 베이지.

화이트 셔츠에 베이지 재킷, 딥한 립스틱까지. 베이식한 아이템만으로도 시크함이 완성된다. 립 라네즈 레이어링 립 바 15호 샤이 베이지.

필름카메라로 사진 찍는 게 취미라고 들었어요. 가장 최근에 카메라로 포착한 장면은 뭔가요?
지방에서 촬영할 때 카메라를 가져가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어요. 카메라 뒤에서 고생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을 멋지게 담았죠. 사진 속에선 그들 또한 주인공이에요. 그들이 있어 멋진 작품이 탄생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첫’이라는 접두사가 붙을 작품과 활동을 많이 할 텐데, 이 작품 이후에 도전하고 싶은 첫 장르, 첫 역할이 있다면요?
아직은 만나지 못한 ‘처음’이 많아요. 하고 싶고, 꿈꾸고 있는 캐릭터나 작품이 많죠. 그중에서도 특히 뜨거운 가족애를 그린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꼭 혈연관계인 가족이 아니어도 가족이라 부를 만큼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이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작품 말이에요.


모델 활동을 하다 얼떨결에 배우가 됐지만, 시간을 돌리기엔 너무 멀리 왔고, 배우로서 이성경의 존재감이 생긴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여운이 남는 작품을 하고 더 나아가 여운을 주는 배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냥 킥킥댈 정도로 웃어서 스트레스가 풀릴 수도 있고, 공감 가는 장면을 통해 위로를 받거나 어떤 메시지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모두가 여운의 한 형태라 생각해요. 일단 저는 배우로서 사람들 마음속에 깊은 여운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아직 한참 멀었지만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으니 많이 응원해주세요.
 
 

Credit

  • Contributing Editor Choi Hyang Jin
  • Feature Director Jeon So Young
  • Photographer Mok Jung Wook
  • Hair 이혜영
  • Makeup 강예원
  • Stylist 이윤경
  • Set Stylist 다락
  • Digital Design 조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