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신들도 이 부회장과 CJ ENM(035760)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생충 오스카 수상 이틀 후인 11일(현지 시각) ‘기생충의 재정적인 후원자는 식품 제조사로 출발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에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규모가 큰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기생충의 쾌거’에 들떠 있을 법도 한데 CJ ENM은 국내외 콘텐츠 관련 기업들과 사업 협력에 나서면서 K콘텐츠의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생충을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CJ ENM은 같은 날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253450)과 영화 ‘터미네이터’와 ‘미션 임파서블’로 유명한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스카이댄스의 소수지분을 인수했다. 이제 막 세계시장에서 빛을 보기 시작한 여세를 몰아 콘텐츠 기반을 더욱 다지겠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발표한 CJ ENM 실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지난 13일 발표한 CJ ENM의 지난 4분기 매출액은 1조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7억원으로 14.9% 감소해 컨센서스를 23% 밑돌았다.
반면 기생충 수상을 계기로 콘텐츠는 물론 마케팅이나 영업 측면에서 리레이팅(재평가)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콘텐츠) 흥행 성공이나 실패가 극과 극이다 보니 밸류에이션를 주지 않았는데 기생충을 계기로 CJ ENM 영화 사업부에도 리레이팅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생충 수상으로 환호성을 지른 CJ ENM의 올해는 어떻게 될까.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밑 빠진 독의 물 붓기’로 치부하던 국내 콘텐츠 투자가 글로벌 시장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