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은 끝 아닌 시작' 보폭 넓히는 CJ ENM

김성훈 2020. 2. 1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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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을 휩쓴 지난 9일(현지 시각). 봉준호 감독과 제작을 맡은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035620) 대표 등 기생충의 주역들이 모인 가운데 또 한 사람이 마이크 앞에 섰다.

CJ ENM은 기생충 수상 소식 이튿날인 지난 11일 영화 '신과 함께'와 '백두산'에 참여한 VFX(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인 덱스터(206560)가 발행한 50억원(69만607주)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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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M&A]기생충 수상후 덱스터에 50억원 투자
美제작사 '스카이댄스'와 파트너십 체결
증권가 실적 우려에도 '우리 길 가겠다'
"기생충 쾌거 계기로 리레이팅" 전망도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영화 ‘기생충’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을 휩쓴 지난 9일(현지 시각). 봉준호 감독과 제작을 맡은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035620) 대표 등 기생충의 주역들이 모인 가운데 또 한 사람이 마이크 앞에 섰다. 기생충의 투자와 배급을 맡은 이미경 CJ(001040)그룹 부회장이었다.

이미경 CJ 부회장이 9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AFP)
이 부회장은 “기생충을 지지하고 사랑한 모든 사람에 감사하다”며 “한국영화를 보러 가주시는 분들 모두가 영화를 지원해준 분들이다. (덕분에) 계속해서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외신들도 이 부회장과 CJ ENM(035760)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생충 오스카 수상 이틀 후인 11일(현지 시각) ‘기생충의 재정적인 후원자는 식품 제조사로 출발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에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규모가 큰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기생충의 쾌거’에 들떠 있을 법도 한데 CJ ENM은 국내외 콘텐츠 관련 기업들과 사업 협력에 나서면서 K콘텐츠의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생충을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CJ ENM은 기생충 수상 소식 이튿날인 지난 11일 영화 ‘신과 함께’와 ‘백두산’에 참여한 VFX(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인 덱스터(206560)가 발행한 50억원(69만607주)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총 발행주식수의 2%를 확보하며 덱스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덱스터의 기술력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통하는 제작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CJ ENM은 같은 날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253450)과 영화 ‘터미네이터’와 ‘미션 임파서블’로 유명한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스카이댄스의 소수지분을 인수했다. 이제 막 세계시장에서 빛을 보기 시작한 여세를 몰아 콘텐츠 기반을 더욱 다지겠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발표한 CJ ENM 실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지난 13일 발표한 CJ ENM의 지난 4분기 매출액은 1조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7억원으로 14.9% 감소해 컨센서스를 23% 밑돌았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디어 부문 매출이 역(逆)신장한 점이 어닝쇼크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평균 판가가 올랐음에도 TV 광고가 2017년 2분기 이후 처음 매출 감소를 기록했고 콘텐츠의 흥행 부진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J ENM의 투자 매력 제고가 가능한 시기는 미디어 실적 회복이 가시화될 때”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반면 기생충 수상을 계기로 콘텐츠는 물론 마케팅이나 영업 측면에서 리레이팅(재평가)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콘텐츠) 흥행 성공이나 실패가 극과 극이다 보니 밸류에이션를 주지 않았는데 기생충을 계기로 CJ ENM 영화 사업부에도 리레이팅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생충 수상으로 환호성을 지른 CJ ENM의 올해는 어떻게 될까.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밑 빠진 독의 물 붓기’로 치부하던 국내 콘텐츠 투자가 글로벌 시장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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