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 감염 크루즈선, 고령자 11명 첫 하선

조기원 2020. 2. 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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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2시40분께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항 다이코쿠부두에서 흰색 버스 한대가 사람들을 태우고 부두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가 이날 크루즈선 고령 탑승자에 대한 조기 하선을 시작했다.

이 유람선에서 이날 현재 218명이 집단 감염됐고 확진 판정을 받아 이송된 8명은 위중한 상태인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민 15명을 즉시 하선시켜 달라고 일본 쪽에 요청했다고 <엔에이치케이> (NHK) 방송이 전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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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버스 타고 정부 격리시설로 이동
80살 이상이면서 지병 있는 경우로 한정
외교부 "한국인 14명에 하선 의사 묻는 중"
일본 내 감염 확산 새로운 단계 진입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항에서 버스 한대가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앞에 서 있다. 이 배에서 일부 고령자들이 이날 오후부터 조기 하선해서 사이타마현 정부 시설로 이동했다. 요코하마/AFP 연합뉴스

14일 오후 2시40분께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항 다이코쿠부두에서 흰색 버스 한대가 사람들을 태우고 부두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유리창은 커튼으로 가려졌고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하얀색 전신 방호복을 입은 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재해 파견’이란 글자도 운전석 부근에 보였다. 이 버스에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일어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처음으로 조기 하선한 11명이 탑승했다.

일본 정부가 이날 크루즈선 고령 탑승자에 대한 조기 하선을 시작했다. ‘바이러스 배양 접시’나 다름없다는 비판에 고령자들의 건강 악화가 심각해지면서 나온 조처다. 다만 하선 대상자는 극히 일부에 국한됐다. 80살 이상 고령자이면서 지병이 있거나 창문이 없는 선실에서 지내고 있는 경우로 제한됐다. 이런 대상자 중에 이날 낮까지 하선을 희망한 사람은 10여명이었다. 지난 3일 해상에 격리된 뒤 11일 만이다. 이 유람선에 정해진 격리 기간은 오는 19일까지다.

그러나 일찍 하선해도 곧바로 집에 돌아갈 수 있는 건 아니다. 버스는 수도권인 사이타마현 와코시에 정부가 따로 마련한 시설로 향했다.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지만, 잠복기를 고려해 경과를 관찰하기 위한 조처다. 이 크루즈선에 가족과 같이 있다는 한 80대 노인은 일본 뉴스채널 <에이엔엔>(ANN)에 “어차피 격리될 것이면 혼자서 내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조기 하선자 중에 한국 국적자는 없다.

우리 외교부는 이날 이 유람선에 타고 있는 한국인(14명·승객 9명, 승무원 5명)들을 상대로, 조기 하선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배에서 빨리 내리고 싶은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물어보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승객 9명 모두 70대 이하이고, 70대 한분이 지병이 있는 것으로 안다. 배에서 내리고 싶은지 의견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우리 교민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일본 쪽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영사관 쪽이 매일 연락해 불편사항 등을 물어보고 있는데 현재까지 증상이 있는 분은 없다”고 밝혔다. 승객 9명 중 8명이 재일동포 등 일본 연고자이고 한명만 한국 거주자로 알려졌다. 또 외교부는 “승선자 중에 미국인이 400여명, 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인이 각각 200여명인데 이런 국가에서도 아직 (자국민 조기 하선 요구 같은) 움직임이 없다”며 “일본 정책에 맡기고 있는 상황인 점을 우리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유람선에서 이날 현재 218명이 집단 감염됐고 확진 판정을 받아 이송된 8명은 위중한 상태인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민 15명을 즉시 하선시켜 달라고 일본 쪽에 요청했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전날 전했다.

일본에서는 중국 우한시·후베이성을 방문한 적이 없고 중국인과 접촉했는지도 불분명해 감염 경로가 의문인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13일 밤 수도권인 가나가와현에 사는 80대 여성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는데, 이 여성을 포함해 감염이 새로 확인된 4명 모두 최근 중국에 다녀온 기록이 없다. 국내 감염 확산 가능성을 시사한다. 일본 언론은 감염 양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오미 시게루 전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국장은 <마이니치신문>에 “예방 검역 강화만 고집하지 말고 감염자가 적절하게 진단·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체제 정비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김소연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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