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기생충' 세계 영화 역사 다시 썼다

봉준호 '기생충' 세계 영화 역사 다시 썼다

2020.02.11. 오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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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기생충' 세계 영화 역사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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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기록하며 한국뿐 아니라 세계 영화 역사를 새롭게 썼습니다.

전 세계 언론들도 앞다퉈 '오스카의 새 역사'라며 '기생충'에 대한 극찬을 아까지 않았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기정훈 기자!

어제는 봉준호 감독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 '기생충'으로 행복한 하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단 어제 받은 상부터 다시 알아볼까요?

[기자]
봉준호 감독이 92년 아카데미 역사의 여러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아시다시피 '기생충'은 아카데미 4관왕에 올랐는데 무엇보다 가장 감격스러운 것은 최고상인 작품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이고 작품상과 국제장편영화상을 동시에 받은 일도 최초입니다.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쥔 것은 역대 두 번째로, 1956년 이후 64년 만입니다.

또 아시아 감독이 할리우드가 아닌 아시아에서 제작한 영화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것은 봉준호 감독이 처음입니다.

각본상은 유독 후보작이 많았던 이번 시상식에서 쟁쟁한 작품들을 제쳤고,

특히 역대 최다 각본상에 도전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밀어냈습니다.

애초 수상이 유력했던 국제장편영화상도 예상대로 품에 안았습니다.

첫 도전에 아카데미 최고상을 포함한 4관왕에 오르며 기생충은 세계 영화 역사에 남을 명작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봉준호 감독은 무려 네 번이나 시상대에 섰는데요.

아카데미 참석자들이 기생충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봉 감독도 인상적인 수상소감으로 주목을 끌었죠?

[기자]
어제 시상식은 4관왕에 오른 성과도 돋보였지만 기생충에 쏟아진 찬사와 봉 감독의 재치있는 수상 소감도 화제였습니다.

우선 세계적 감독들을 제치고 받은 감독상 수상 때는 함께 후보에 오른 79살 거장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해 시선을 끌었습니다.

봉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가장 개인적인 게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걸 가르쳐준 존경스러운 감독이라며 경의를 표했고

할리우드 거장에 대한 아시아 감독의 찬사에 기립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가슴이 뭉클한 감동적인 장면으로 국내에서도 하루 종일 '마틴 스코세이지'감독이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장식했습니다.

봉 감독은 다른 경쟁자들에 대한 존경도 빼놓지 않았는데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쿠엔틴 형님이라고 지칭하며 정말 사랑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상을 다섯 조각으로 잘라 나누고 싶다며 재치있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봉준호 / '기생충' 감독 :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나 샘, 제가 너무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인데) 이 트로피를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 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수상할 때마다 번득이는 유머와 감각있는 멘트가 4관왕이라는 수상 성과 못지 않게 화제가 됐습니다.

대부분의 소감을 한국어로 말한 봉준호 감독은, 시상식에서도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으며 전 세계 영화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앵커]
세계 언론들의 반응도 뜨겁다고요?

[기자]
네, 외신들은 앞다퉈 '기생충'의 4관왕을 '오스카의 새 역사'라며 극찬했습니다.

특히 AP통신은 기생충의 승리는 '세계의 승리'라고 보도했고,

CNN 방송은 "기생충이 경쟁작들에 비해 굉장히 강력하다는 걸 입증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아카데미 92년 역사에서 자막 달린 영화가 작품상을 탄 것은 처음"이라며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기생충'을 아직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보라"고 권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기생충은 미국에서 천 개가 넘는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고,

영국 전역 약 천5백 개 상영관을 확보해 이미 역대 아시아 영화 중 최대 규모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개봉 첫 주 여러 상영관에서 매진을 기록했는데 이번 아카데미상 4개 부문 수상으로 일반 관객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서점가와 극장가에도 기생충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서점가에선 봉준호의 기생충 각본집과 스토리북 세트 판매량이 최소 13배 이상 크게 늘었습니다.

각본집 등에는 봉 감독이 직접 쓴 각본과 스토리보드, 창작과정의 인터뷰 등이 수록됐습니다.

극장가는 '기생충'의 재개봉을 확정했습니다.

CGV는 어제부터 '기생충'을 긴급 편성해 서울, 인천, 대전 등 전국에서 오는 25일까지 개봉할 예정입니다.

IPTV는 봉준호 감독 특집 관과 아카데미 시상식 역대 수상작을 모은 VOD 테마관을 구성하는 등 기생충 관련 기획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문화생활과학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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