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봉 감독은 “여기 ‘기생충’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모두 와 있다”며 “사랑하는 송강호, 이선균, 박소담, 최우식, 장혜진, 박명훈 등 모든 예술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며 '기생충' 출연 배우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했다.
이선균이 모두 일어나자는 제스처를 취하자 배우들 모두 기립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객석에 자리한 할리우드 배우들과 감독 등 영화 관계자들도 진심어린 눈빛과 박수로 이들을 축하해 뭉클함을 안겼다. 그야말로 드림팀의 끈끈한 동료애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 거장도 울먹 ‘각본상’ ‘국제영화상’에 이어 ‘감독상’까지 이름이 호명이 되자 봉준호 감독은 이제 당혹스러워했다. 연신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이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는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어렸을 때 영화 공부를 하면서 가슴에 새겨던 말이 있는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는 말이다. 그 말을 하셨던 분이 바로 앞에 계신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님이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봉준호 감독에게 박수로 화답했고, 거장의 움직임에 현장에 모인 모든 영화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로 존경을 표했다.
봉 감독은 “마틴의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던 사람으로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상을 받을 줄은 정말 몰랐다”며 존경을 표했다. 이어 “우리 영화를 미국 관객들이 볼 때 꼭 리스트에 뽑아 준 분이 쿠엔틴 타란티노 형님이다. 정말 사랑한다. ‘쿠엔틴 I LOVE YOU'”라고 외쳐 폭소를 자아냈다.
◆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 트로피 나눠 갖고 싶어” 봉 감독은 ‘감독상’ 수상 소감 말미에 “같이 후보에 오른 감독님들 모두가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이다.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5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영화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을 빗댄 소감으로 할리우드식 수상소감에 역시나 웃음과 박수가 쏟아졌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은 1974년 토브 후퍼 감독의 시리즈 첫 작품 이후 이어지고 있는 스릴러 영화의 대표작이다.
◆ “밤새워 술마실 준비 끝(I a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tomorrow)” 봉 감독은 ‘국제영화상’ 수상 소감 말미에 영어로 “I a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tomorrow”(내일까지 밤새워 술 마실 준비가 됐다)”고 소리쳐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데 이어 감독상 수상 뒤 다시 같은 멘트를 날렸다. 파티에 술이 빠질 수 없는 법.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이렇게 봉준호에게 매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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