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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에 외신도 일제히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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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0 21:24:15 수정 : 2020-02-11 19: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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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카데미에서) 연기부문은 각본에 따른듯 주어졌지만 ‘기생충’은 그 이상의 역사를 썼다.”(CNN)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오스카 상)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이 4관왕을 차지하며 101년 한국 영화 역사 뿐 아니라 92년 오스카 역사도 새롭게 썼다. 외신은 아카데미에서도 인정받은 ‘기생충 현상’을 앞다퉈 집중 조명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은 단연 ‘기생충’이었다. 최고상인 작품상 뿐 아니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개 부문을 석권한 기생충에 세계의 이목은 집중됐다.

 

CNN은 이날 시상식 직후 ‘기생충’이 작품상을 거머쥔 것에 대해 “가장 선두주자로 꼽혔던 화제작 ‘1917’을 제치고 이뤄낸 놀라운 성과”라고 전했다. 감격한 봉준호 감독이 다른 유수한 후보들과 트로피를 톱으로 썰어 나눠갖고 싶다고 말한 수상소감을 언급하며 “단연 우아하게 홀로 돋보인 감독이었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하자 봉 감독(가운데 오른쪽)과 출연배우·제작진 등이 환호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앞서 지난 7일 CNN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이 영화계를 보다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많은 해외 매체가 이날 ‘기생충’의 성과에 대해 “오스카 역사를 다시 썼다”고 입을 모았다.

 

AP통신은 “아카데미가 한국으로 눈을 돌려 사회적 불평등을 그린 ‘기생충’에 보상을 했다”며 이를 “세계를 위한 승리(a win for the world)”로 평가했다. 영화 제목 ‘기생충’처럼 아카데미 회원들의 피부 속으로 파고 들어가 미국 영화상 시상식에서 새 역사를 썼다는 설명이다.

 

외국어 영화로 이뤄낸 쾌거라는 점도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AP는 ‘기생충’의 이날 승리가 “오랫동안 외국 영화들을 따로 묶어 분류해 격하시켜 온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분수령’이 된 순간”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생충’이 아카데미 최초로 외국어 영화로 최고상을 수상하며 놀라운 밤을 장식했다”고 전했다. WP는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지배했다”고 평하면서 “이 어둡고 코믹한 스릴러 한국 영화는 오스카 상 후보에 최초로 오름과 동시에 가장 영예로운 상을 수상하기까지 하는 역사를 썼다”고 보도했다.

 

봉준호 감독이 미국의 스파이크 리 감독으로부터 트로피를 받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지금껏 어떤 한국영화도 할리우드 최고상에 후보로 오른 적이 없었다”면서 “한국영화 ‘기생충’의 수상은 국제영화에 대한 오스카 유권자들의 관심이 증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 버지는 ‘기생충’이 주요 캐스팅이 아시아인인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조커, 포드 vs 페라리, 아이리시맨, 결혼이야기, 작은아씨들, 1917 등 대작을 모두 꺾고 아시아 영화로 최고상을 수상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역 영화제(local ceremony)’”라고 다소 도발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던 봉준호 감독에게 아카데미가 안긴 작품상 등 4개 부문 트로피는 더욱 뜻깊은 결과이기도 하다.

 

봉 감독의 말대로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에서도 로스앤젤레스 내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한 미국 국내 영화상으로 칸느, 베를린, 베니스 등 국제영화제와 성격이 다르다.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이긴 하지만 후보 및 수상작이 늘 백인 남성에 집중돼 인종, 성별 다양성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그들만의 잔치’라는 비판적 수식이 따라붙곤 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동양, 한국 영화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는 사실은 해외 국가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 앞 레드카펫 현장에 오스카 대형 트로피가 놓여져 있다. 뉴스1

4관왕 못지않게 봉 감독의 재치있는 수상 소감도 화제를 모았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봉 감독이 소감 중 유일하게 영어로 말한 “오늘 밤 술 마실 준비가 됐다, 내일 아침까지(I’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next morning.)”라는 한 마디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어로 수상소감을 전하던 그가 짧고 강력하게 한 마디 던진 영어 문장이 세계인에게 큰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이 영상은 짧게 편집돼 ‘밈’(인터넷상의 재미있는 이미지)으로 트위터에서 큰 화제가 되며 일부 언론사까지 제목에 인용하는 등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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