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3년 전 사랑하는 딸을 잃은 나연이 엄마 장지성 씨가 나연이와 가상현실(VR)에서 만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돼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MBC 특집 가상현실(VR) 휴먼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는 3년 전 혈액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딸 나연이를 엄마 장지성 씨가 가상현실에서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장 씨와 나연이의 만남을 위해 국내 최고의 VR기술진이 협력했다. 제작진은 나연이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분석해 몸짓, 목소리, 말투를 분석해 모션 캡션 기술을 활용해 생동감 있게 구현했다.
VR장비를 착용한 장씨는 나연이를 만나기 위해 가상현실로 들어갔다. 가상현실에서 장씨는 딸을 찾으며 두리번거렸다. 이때 나연이가 생전에 부르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후 '엄마'하고 외치며 나연이가 뛰어나왔다. 나연이를 본 장 씨는 눈물이 터졌다.
나연이는 "엄마 어디 있었어?", "엄마 내 생각해?"라고 질문을 건넸고, 이에 장 씨는 눈물을 흘리며 "항상…맨날 해"라고 답했다.
"나는 엄마가 많이 보고 싶었어"라는 나연이의 말에 장 씨는 "엄마도 너 보고 싶었어"라고 답하며 나연이를 만지려 애썼지만, 손에 잡히질 않았다.
이날 두 모녀는 생일잔치를 했다. 나연이는 "엄마가 울지 않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고, 장 씨는 "나연이를 그리워하는 대신 더 사랑하겠다"고 다짐해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한편, 나연이 엄마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꿈에서라도 보고 싶었지만 꿈에서 만날 수 없고 내 꿈에서 나연이는 웃지 않는다. 나의 죄책감 때문인지 늘 원망의 눈빛"이라며 "웃으면서 나를 불러 주는 나연이를 만나 아주 잠시였지만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MBC 스페셜 '너를 만났다'를 통해 나연이를 만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늘 꾸고 싶었던 꿈을 꾼 거 같이"라고 나연이와 만남을 떠올리며 "나의 사랑스러운 세 아이들의 웃음이 우리 나연이의 빈자리를 많이 채워주고 있다. 그래서 이제 슬프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나연이 엄마는 "나연이를 그리워하고 아파하기보다는 더 많이 사랑하면서 내 옆의 세 아이들과 많이 웃으며 살고 싶다"며 "그래야 나연이를 만날 때 떳떳할 수 있을 거 같으니"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정상호 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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