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강민의 수비부심, 그가 말하는 정상급 외야수로 살아남는 법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2020. 2. 7.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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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강민. 스포츠경향DB

더 이상 한창 젊었을 때 스피드를 낼 수 없다. 순발력도 예전같지 않다. 그래도 타격음과 동시에 어느샌가 포구 위치와 가까워져 여유있게 타구를 처리한다. ‘짐승’이라 별명을 만들어준 수비력만큼은 명불허전이다.

SK 김강민(38)은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프로 20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김강민은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SK와 최대 2년 총액 10억원에 계약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배경은 지금도 주전으로 뛸 만큼 좋은 수비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외야수로서 필요한 공격력도 지난 시즌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0 8홈런 50타점 54득점 15도루로 증명했다.

김강민은 스프링캠프 출국 전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다시 어려지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다”며 웃었다. 어릴 때 운동 능력만 되찾고 싶은건 아니다. 김강민은 “어릴 때는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야구를 했던 것 같다. 20년차가 되니 생각이 많아진다”고 했다.

늘 리그 정상급 외야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슬럼프도 있었다. 2010년대 초반이었다. 김강민은 “하지 말아야할 실수가 몇 번 나왔는데, 그러면서 수비에 두려움이 생겨 오래 고생했다”고 털어놨다.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큰 깨달음을 남겼다. 김강민은 당시를 떠올리며 “외야 수비는 안정감이 최고다. 과감해야 하는 상황에 어떤지를 확실하게 알게 됐다”고 기억했다.

김강민은 “리그에 박해민(삼성), 정수빈(두산), 임병욱(키움) 등 좋은 강점을 갖춘 외야수들이 많다. 우리 팀에 노수광, 한동민의 수비 실력도 매년 점점 좋아지고 있어 기대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외야수가 타고 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힘들고 부지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스로도 힘든 시간을 극복한 끝에 올라선 자리라서다. 김강민은 경북고 시절 투수였다. SK에 입단한 뒤에도 투수로 뛰다 내야수로, 그리고 다시 외야수로 자리를 옮겼다. 과거 SK 왕조를 이끈 빈틈없는 외야 수비를 위해 박재상, 조동화(이상 은퇴)와 함께 수도 없이 반복한 훈련도 생생하다.

어느새 김강민은 최고령 주전 중견수다. 김강민은 “몸이 예전같지 않지만 내가 극복해야할 부분이다. 지금 이 나이에 중견수를 보는 선수라는 것에 자부심도 있다. 체력은 물론 하체 트레이닝으로 순발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겨울 동안 열심히 훈련했다. 외야수는 타격도 떨어지면 안된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강민이 ‘짐승’의 질주를 이어가기 위해 다시 힘을 낸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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