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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궁기 끝나나 했더니"…신종 코로나에 대구 공연계 '울상'

"2015년 메르스 악몽 재현될까 두려워…하루빨리 진정되길"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2020-02-05 09:44 송고 | 2020-02-05 09:45 최종수정
대구지역 공연·문화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로 각종 공연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연기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서울의 한 대형 영화관.  2020.2.2/뉴스1 © News1 DB
대구지역 공연·문화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로 각종 공연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연기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서울의 한 대형 영화관.  2020.2.2/뉴스1 © News1 DB

이른바 '춘궁기'로 불리는 겨울철 비수기를 끝내고 이달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하려던 대구지역 공연·문화 행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 관람하는 특성 때문에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가 커지자 시민들이 단체관람을 꺼리고, 공연이 줄줄이 취소·연기되면서 문화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공연문화거리.

소극장이 밀집한 이곳은 대구 연극의 중심이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오가는 발길이 뚝 끊겼고, 간간이 20대로 보이는 연기자 지망생만 마스크를 낀 채 썰렁한 거리를 지날 뿐이었다.

극단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 유료 관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까지 확산돼 거리가 활기를 잃었다"고 했다.

그는 "이맘 때면 대구연극제 준비를 위해 극단 마다 가장 바쁜 시기인데 올해는 연극제 개최 조차 불투명한 상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대구 공연·문화계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덮친 지난 2015년에도 각종 공연과 행사가 무더기 취소되는 악재를 겪었다.

한 극단 대표는 "메르스 때의 악몽이 재현될까봐 가장 두렵다"며 "어렵게 손세정제를 구해 관객 대기실에 비치해 놨지만 관람석이 텅 비어있다"고 허탈해 했다.

봄을 맞아 대형 뮤지컬 공연 일정을 확정한 공연기획사들도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공연 세부 일정을 확정하고 홍보활동에 나섰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가라앉지 않으면 공연이 무산될 수 있어서다.

한 공연기획사 대표는 "티켓이 비싼 편인 뮤지컬 공연의 경우 단체관람이 취소되면 정말 낭패"라며 "사태가 하루빨리 끝나기만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하는 가운데 2일 대구지하철 1호선 동대구역에서 도시철도 관계자가 열화상 카메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우한 폐렴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모든 역사에 손 소독기와 소독용 발판을 설치하고 전동차를 비롯해 역사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와 승차권 개집표기 등 관련 시설에 대해 방역과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하는 가운데 2일 대구지하철 1호선 동대구역에서 도시철도 관계자가 열화상 카메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우한 폐렴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모든 역사에 손 소독기와 소독용 발판을 설치하고 전동차를 비롯해 역사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와 승차권 개집표기 등 관련 시설에 대해 방역과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공연 취소와 연기 사태는 이미 현실화 되고 있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이달과 3월로 예정된 기획공연과 대구시립교향악단, 대구시립합창단 공연을 모두 연기하거나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미리 짜여진 대관공연 일정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문화회식'은 하반기인 9월9일로 변경됐고, 3월12일 공연 일정이 잡혀 있던 '원재연 피아노 리사이틀'는 9월11일로 변경됐다.

또 '아름다운 화요일-앙상블 비욘드'(3.17)는 9월8일, '로비음악회-아르스노바'(3.18)는 4월22일, '네오 클래식-새로운 조성'(3.27)은 4월16일, '아이조아 콘서트-내 동생 모차르트'(3.28)는 11월14일로 각각 연기됐다.

오는 14일 예정된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63회 정기연주회는 11월27일로, 제464회 정기연주회(3.13)는 8월21일로 변경될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1일 예정됐던 '대구시민의 날 선포 기념 음악회-고마워요, 대구'도 잠정 연기됐다.

대구오페라하우스도 '3월의 오페라 유니버시아드-피가로의 결혼'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3, 4월 무대에 올릴 예정이던 '렉처 오페라' 2작품, '마티네 콘서트' 2작품 등도 5월 이후로 미뤄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취소나 연기가 어려운 공연에 대해서는 공연장에 손세정제와 열감시카메라를 비치하고, 꼼꼼히 방역을 진행하겠다"며 "관람객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예절을 지키는 등 시민의식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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