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향해 쓴소리 마다않던 민병헌, 장타력 상승 위해 변화 꾀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0. 2. 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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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민병헌.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달 28일 선수단 전체가 모였던 이석환 신임 대표이사 취임식에서 민병헌(33·롯데)은 팀의 주장으로서 단상에 썼다.

전날 몇번이나 쓰고 지우면서 작성한 종이를 들고 올라선 민병헌은 작심한 듯이 말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팀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올 한해 더욱 연습에 매진해서 최선을 다해야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며 “우리 팀을 향해 관심을 가져주시는 팬 분들이 실망을 많이 했는데 올해는 기대감을 안겨드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팀에는 송승준, 이대호 선배가 있다. 그 누구도 쉽게 현재의 위치에 올라갔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며 “젊은 선수들은 경험 많은 선수와 같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 무한 반복으로 연습하고 노력을 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렇게 후배들에게 일침을 놓았던 민병헌은 자신부터 변화를 시작한다.

민병헌은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싸워왔던 야구를 했다면 이제는 하고 싶은 야구를 할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한 건 프로 데뷔한 뒤 처음이다. 지난 시즌 몇년 연속 이어지던 기록들이 다 깨졌다. 목표가 없어졌으니 더 강한 목표를 세워야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구체적인 목표는 장타를 늘리는 것이다.

민병헌은 “그동안 방망이를 짧게 잡고 앉는 자세로 타격을 했는데 바꿀 생각”이라며 “말 그대로 ‘완전 바꾸는 느낌’으로 바꾼다. 그동안 (기존 타격폼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나 힘들어했던 부분이 있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시즌 공인구 반발계수가 조정되면서 장타자들이 고전하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 장타를 더 늘리는 스타일로 변모한다는 것은 ‘모험’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민병헌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자신감을 장착했다. 그는 “몸을 확실히 더 좋게 만들었다. 공인구 반발 계수를 이겨내고 싶다는 생각에 수많은 연습들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월에는 필리핀으로 개인 훈련을 떠나서 훈련량을 늘리는 등 노력을 해왔다. 스프링캠프에서도 허문회 감독과 상의를 하면서 연습량을 늘려볼 예정이다. 그는 “홈런을 많이 친다기보다는 장타를 많이 치고 더 강한 타구를 만들고 싶다”며 굳은 결심을 밝혔다.

지난 시즌 힘든 한 해를 보냈기에 이런 결심을 할 수 있었다. 민병헌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임시 주장을 맡았고 팀이 최하위로 시즌을 마치는 모습을 지켜봤다. 민병헌은 “힘든 시간을 보낸게 더 좋은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며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감독님과 이야기 많이 하고 소통도 잘 되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더 나아질 롯데를 위해 민병헌 자신부터 먼저 뛸 생각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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